만리장성 (Great Wall Hobby) 에서 나온 최신형 A-10 1/48 키트입니다.

 

아카데미와 가격이 3배 차이나는 만큼 박스부터 큽니다.

 

내부는 꽉꽉 차 있습니다. 아카데미가 박스 전체 크기의 커다란 런너 한 장에 각 부위의 부품을 모두 모아둔다면, 요즘 중국제 키트는 특정 부위에 들어가는 부품만 따로 모아놔서 런너 크기는 작지만 런너 숫자는 많습니다. 

 

전년도에 출시한 아카데미 1/48 와의 비교입니다. 아카데미가 좀 더 연한 회색입니다.

 

보다시피 동체 설계부터 차이가 납니다. 아카데미의 통짜 바디 VS 만리장성의 양쪽으로 갈라지는 바디 중 어느 쪽이 만들기 편하고 결과물이 좋은지는 제작기에서 심화 분석하겠습니다. 

 

동체 설계가 다른 만큼 날개도 통짜로 만들었습니다. 아카데미는 날갯죽지를 분리해놨기 때문에 양쪽 좌우 대칭이 맞는지 불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3배 비싼 키트답게 주익의 윙 스포일러까지 조각내서 조립하는 형태입니다. 플랩과 에일러론도 아카데미는 외부에 보이는 부분만 구현해놨는데 만리장성은 이중으로 내부까지 구현했습니다.

꼬리날개는 두 키트 전부 동일한 방식으로 동체와 접합합니다. 만리장성은 꼬리날개의 보조익도 가동 가능한 점이 차별점입니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두 키트의 디테일이 조금씩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건 무장 파일론을 다는 부위입니다. 만리장성은 예전 키트처럼 민짜로 해놨고 아카데미는 무장 파일론을 붙이기 용이하도록 형상을 만들어놨습니다.

1988년 아카데미 1/72 키트에서 고생했던 점 중 하나는 파일론을 지상과 수직이 되도록 붙이는 작업이었습니다. A-10 의 날개는 지상과 수평면이 아니고 살짝 경사져 있는데, 날개와 수직이 아니라 지상과 수직이 되도록 파일론을 붙이는게 꽤 까다로웠거든요. 그게 아카데미 1/48 에선 완벽히 고쳐져서 아주 쉽고 보기 좋게 정렬이 되었습니다.

만리장성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만큼 파일론의 접합부 금형이 아주 정확해야 아카데미 1/48 처럼 지상과 직각으로 끼울 수 있을 듯 합니다.

 

보다시피 무장 파일론과 비행기 날개를 붙이는 부분에 ) 반달 모양으로 추가 파츠를 붙여서 파일론을 붙이는 각도를 해결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 방식이 통하는지는 조립 후에 확인하는 걸로...

 

조종석 디테일도 아카데미와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느게 더 나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3배나 비싼 키트면서 아카데미와 별로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와 미쳤다!

A-10 엔진팬을 구현한 키트는 만리장성 1/48 이 처음입니다. 트럼페터 1/32 도 팬은 그냥 통짜로 만들었습니다. 모터를 삽입해서 팬 돌아가게 만들면 무지 멋질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 1/48 의 엔진은 통짜 부품으로 만들어서 조립이 쉬워 보입니다만, 덕분에 디테일이 매우 심심하고 동체와 접합하는 부분의 금형이 정밀하지 못해 단차가 상당히 심하게 났습니다. 제가 미도색 조립한 걸 보면 괜찮아 보이는데 사포질 엄청해서 단차 맞춘 겁니다.

만리장성의 엔진은 보다시피 껍데기가 통짜가 아닌 3조각으로 분할되어 있고 내부는 더 복잡합니다. 어느 쪽이 접합선이 적어서 만들기 편하고 결과물도 좋게 나오는지는 제작기에서 확인하겠습니다.

 

 

 아카데미 1/48 설명서는 기본 조립 지침이 지상에 주기한 모습이고 날틀 때의 설명은 아예 빼버려서 날틀 상태로 조립하는데 애먹었는데요. 아카데미처럼 주기한 모습을 만든다면 랜딩 기어 부품이 아카데미보다 훨씬 많고 디테일한 만리장성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대신 가격 3배입니다.

 

무장은 A-10C 에 맞춘 스마트밤 계열입니다. 런너 표기를 보면 2015년도 다른 비행기 키트 용으로 만들어진 녀석도 보입니다. 아카데미도 무장은 넉넉하게 주는 편이라 그다지 꿀리진 않습니다만..

 

 만드는 편의성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만리장성 설명서는 무기 조립 설명도 그렇고 무기에 붙이는 데칼 부분의 설명 그림이 아주 큼직하고 시원시원합니다. 아카데미 설명서는 구석탱이에 볼펜심같은 그림으로 무기에 붙이는 데칼과 색상 설명을 다 우겨놔서 알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또한 만리장성은 무기 어레인지도 4 종류로 다양하게 실어놔서 만리장성 설명서를 보고 아카데미 키트 제작에 참고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아카데미는 만리장성 4번째 무장 배열과 가장 유사하고 무기 하나만 바꾼 상태입니다.

만리장성 설명서는 scalemates 에 올려져 있으므로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무게추는 60g 짜리로 묵직합니다.

만리장성은 조종석 앞쪽 공간이 바글바글해서 조종석 뒤에 넣는 대신 더 무거운 추를 넣습니다. 아카데미도 조종석 뒤에 넣는다면 이 무게와 비슷하게 넣으면 됩니다.

 

 칵핏은 아카데미와 별 차이 없습니다. 통짜 HUD 부품만 추가되어 있습니다.

 

 가장 쓸모없는 설계입니다. 다른 부위를 보면 플라스틱 금형만으로 포토에칭만큼 디테일하게 만들 수 있는데 굳이 포토에칭으로 만들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접착도 힘들고 도색도 힘든 포토에칭 부품 추가는 3배 가격 생색내기 용으로 보입니다.

 

도색 가이드는 다소 심심한 5종입니다. 참고로 조종석 밑에 보이는 몽고반점은 속임수용 조종석 도색이라고 합니다.

 

 아카데미와 2종 중복되지만 어차피 꼬리 수직익 데칼 정도의 차이라 미미합니다.

 

아카데미는 큰 한장으로 되어 있고 만리장성은 세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구성면에선 거의 동일합니다.

만리장성에 아카데미 완성 후 남은 데칼로 꾸며줄 수도 있고, 아카데미에 만리장성 완성 후 남은 데칼을 써먹을 수 있습니다. 두 회사 데칼이 서로 호환되니 양쪽 다 하나씩 사두면 쓸만하겠죠. 

 

 그 외 눈에 띄는 점으로는 중국제 키트의 설명서의 약진입니다.

앞서 올린 사진에 포함된 설명서 사진에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종이가 엄청 크고 장수도 많아서 두껍습니다. 모든 종이가 양면 코팅된 고급 인쇄 용지라 작은 세부사항까지 또렷하게 인쇄되어 있고, 넉넉한 장수를 활용해 조립도를 크게 확대해놨기에 부품을 붙이는 위치를 알아보기 참 쉽습니다.

 

설명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아카데미는 쪼그마한 종이에 데칼과 색상 가이드를 다 우겨넣고 거기에 무기 데칼 설명까지 구석에 구겨넣었기 때문에 확대경 끼고 데칼 붙일 위치를 찾는 수준이었는데요. 그냥 만리장성 설명서 보고 데칼 붙일 위치를 찾는게 더 편하겠습니다.

중국제 키트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하지만 설명서 만큼은 아카데미가 아직 우위라고 생각했는데, 만리장성의 최신 키트의 설명서를 보니 이젠 설명서까지 전방위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 원가 경쟁이 불가능하다면 종이 인쇄는 빼고 인터넷에 PDF 파일 형태로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장수 넉넉하고 만들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친절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이건 아마도 셀러가 사은품으로 넣어준 별매 3D 데칼입니다. 아카데미 1/48 에도 호환되고 별매로도 판매중입니다. 3D 데칼 한 번 써보면 조종석에 데칼 묻히고 연화제 바르고 낑낑거리는 삽질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죠.

 

 

가격이 3배 차이나는 만큼 만리장성의 퀄리티가 월등히 좋으리라는 건 당연히 예상하던 바였습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노하우에 해당하는 설명서까지 아카데미가 압도적으로 밀려버린 건 충격이었습니다. 중국제 키트의 설명서가 더 좋다고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러면 아카데미 1/48에 남은 건 가성비 밖에 없습니다. A-10 입문용이나 저처럼 여러 대를 만들 거라면 저렴한 아카데미를 선택하겠지만 대회 입상용으로는 만리장성이 유리해 보입니다.

개봉기로 알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고 남은 건 실제로 조립하면서 조립 편의성 + 아카데미와 다른 설계가 프로모션에 이득이 있는지 + 접합선 등 추가 수정 노력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하는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