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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로 2차대전중 사용된 둥켈겔프의 정체에 대해서 질문 주신 분들에게 드리는 답변 입니다.
1. 둥켈겔프가 독일 공장에서 생산될 때 시기적으로 여러 색조로 생산 되었다고 하는 주장은 증거가 없습니다. 주로 1990년대 일본 자료집이나 밀리터리 계열 잡지에서 등장하는 주장이고 이 설에 따라서 군제나 (최근에는 가이아노츠에 이르기까지) 모델 마스터에서 여러 색조의 둥켈겔프가 도료로 판매되었죠. 주로 사진이나 개인 소장품이 보여 주는 다양한 둥켈겔프 색조로부터 추정된 주장입니다.
2. 2차대전 독일군 장비가 보여주는 여려 색조의 둥켈겔프 (소위 "나하 뮌스터"라 명명된 색을 포함해서) 는 같은 페인트의 희석방식 (더러운 경유를 섞어 차량에 뿌리면 짙은 머스타드 색조가 나오죠)이나 희석 비율 (원 페인트는 상당히 진한 상태로 깡통에 넣어져 보급되었는데 이 원액은 녹색이 강하게 도는 노란색 계열입니다) 또는 이런 장비를 찍은 배경이나 필름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3. 대전 말기에 나타나는 거의 베이지 색조의 둥켈겔프는 사실 둥켈겔프가 아니라 독일군이 전차 내부를 칠할 때 사용하던 엘펜 바인(Elfen bein)이라는 흰색이 도는 엷은 베이지 색입니다. 연합군 폭격으로 페인트 수급에 차칠이 생긴 병사들이 남은 재고 페인트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죠.
4. 1944년 가을부터 1945년 봄에 나타나는 창백한 둥켈겔프는 페인트를 엷게 희석해서 차량에 적용한 결과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연합군으로부터 노획한 페인트도 섞어서 사용해서 표준에서 벗어나는 색조가 생겨난 거죠.
5. 둥켈겔프를 생산하는 공장마다 둥켈겔프의 색조는 약간씩 달랐지만 놀랍게도 그 차이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진이나 개인 소장품으로부터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색조 차이는 병사들이 야전에서 적용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왔다고 보는 것이 옳지요. 이러한 주장을 많은 기록과 문서로 증명하려 시도한 사람들이 힐러리 도일과 탐 젠츠 입니다. 판저 트랙츠의 저자들로 유명한 분들이지요. 이 두 분이 15년에 걸쳐서 독일과 주변국 박물관과 기록 보관소(Deutshes Archiv), 페인트 공장 등지를 돌면서 실제 2차대전때 생산된 페인트 표본과 기록등을 대량 확보한 후 책으로 출간하려 했으나 작년에 탐 젠츠(Tom Jentz)씨가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출간이 늦춰지고 있어요. 힐러리 도일씨가 간간히 미씽 링크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질문이 올라올 때마다 짧은 답변 형식으로 밝히고 있기는 합니다. 도일 씨에 의하면 애당초 둥켈겔프는 단 한가지 색상만 존재했다는군요. 전쟁 중이었지만 놀랍게도 공장측이 품질 관리에 신경쓴 나머지 둥켈겔프의 색조 차이는 깡통에 든 상태에서는 미미했다고 합니다. 실제 차량에서 보이는 차이는, 물론 야전에서 병사들이 실제 차량에 적용하는 방식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는 결론을 이 두 분들은 내리고 있는거죠.
6. 적용 방식에 의한 둥켈겔프의 색조 차이는 독일군이 대전말 미군으로부터 노획한 올리브 드랍 등을 자신들의 장비에 위장색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더 혼란을 주게 되지요.
7. 대전말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던 독일군에게 귀한 휘발유나, 연료로 사용된 경유를 위장색 도색에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낭비였을 겁니다. 따라서 연료로는 부적합한 폐유를 희석액으로 섞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급하면 물을 섞기도 했다는 기록도 보존되어 있답니다. 모자란 둥켈겔프에 흰색에 가까운 엘펜 바인을 섞어서 사용했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대전말까지 엘펜바인은 많은 재고가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 경우 아주 낮은 채도의 베이지에 가까운 둥켈겔프로 도장된 전차가 나타나는 거죠. 헤쳐 전차가 이런 우유색에 가까운 둥켈겔프 색조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인데 헤쳐에 적용된 엷은 베이지 페인트는 둥켈겔프가 아닙니다.
8. 사족: 제가 미국 동부에 살 때 미해병대 훈련기지(노스캐롤라이나 캠프 러준(Camp Lejeune)이죠 엄청 큽니다)가 살던 데서 한시간 거리라 부대 지나가면서 이라크 지역으로 보내질 에이브럼즈 전차(주로 M1A1) 대대가 쭈욱 늘어선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놀랍게도 같은 대대 전차들인데도, 같은 지정 페인트로 칠해진 전차인데도 표준색보다 엷은 색조에서 약간은 핑크 빛이 도는 색조까지 단색으로 칠해진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즉, 오늘날에도 같은 색 페인트로 도색해도 결과는 차이가 보인다는 겁니다.
9. 결론: 둥켈겔프는 이 색이 공식 도입된 1943년 2월부터 대전말까지 단 한가지 색만 존재했고 페인트 원색은 거의 그 색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양한 색조의 둥켈겔프는 적용방식과 페인트 부족으로 기인한 다른 페인트의 혼용이나 대체로 인해 일어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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