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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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나에게 키트를 하나 고르라고 했다. 내가 고른 키트와 같은 삶을 환생해서 살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고민 끝에 타미야 1/48 BF109E를 골랐다. 시행착오 겪지 않고, 찍어주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면 술술 풀리고, 결과물은 남들만큼 번듯하게 나오는 그런 삶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공으로 먹는 삶이든 피땀흘려 쌓아올리는 삶이든 과정에 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 모형을 만드는 것도, 인생을 사는 것도, '졌잘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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