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은 팬텀을 건담 만들듯이 만들 수 있다 - 는 제품기획을 격하게 반기는 입장이고 또 기존 키트도 이런식으로 리파인해 바리에이션을 늘려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오픈박스 그대로 별다른 작업 없이 만들고자 하는 입장에서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카데미가 소비자들이 박스를 열었을 때 이 키트가 실기의 색감과 유사하다고 느낄 것인가 아닌가 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사출색이 너무 무성의 합니다.
반다이의 건담시리즈가 스트레이트 빌드로 만들어도 그럴듯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다색사출+스냅핏 키트로 조립모형계에 새 지평을 연 이후로 기존에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만들던 업체들도 이의 영향을 받아 다색사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조립의 편의는 둘째치고 사출물의 색감이 얼마나 실기 그것과 얼마나 유사한가에 대해서는 늘 물음표가 따릅니다. 솔직히 저런 엉성한 장난감을 만드느니 차라리 건프라를 잡거나 아니면 다이캐스트를 사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반다이가 별다른 기교 없이 오픈박스 그대로 만들수 있는 제품을 모토로 삼는 만큼 키트의 비례나 디테일 이상으로 사출물의 색감과 멀리 두고 봤을 때 사람의 시각에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또 그 고민을 반영해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인 건프라 유저들 또한 제품의 좋고 나쁨을 가늠하면서 제품의 사출색을 가장 최우선순위로 꼽고 또 이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고요. 일례로 반다이가 수많은 샤아 자쿠 바리에이션을 발매했음에도 그 특유의 뭔가 미묘한(...) 사출색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표시해왔는데 최근에 출시한 오리진 자쿠 에서는 좀더 진한 색깔로 사출을 해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당장 반응을 보면 더 정교한 디테일과 비례의 RG 제품보다 한 급 낮은 HG등급의 오리진 자쿠 쪽에 더 점수를 주는 분위기 이고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카데미 TA-50의 기체 사출색은 너무 새하얀(...) 색이라 제품에서 어떤 양감이 느껴지지 않아 48스케일 제품을 그대로 스케일 다운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어눌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약간 아이보리 빛을 띠도록 사출품의 색감을 조정하는 쪽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팬텀은 이보다 더해서 솔직히 말해 기존의 런너에 하얀색과 흰색 런너를 끼워줬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솔직히 말해 동체의 사출색을 보고 실기의 느낌이 전혀 전달되지 않습니다. 보통 완성품 프라모델 도색을 하면서 뉴트럴 그레이나 헤이즈 그레이를 많이 쓰고 또 이런 색감으로 머리속에 굳어져 있는데 살짝 푸른기마저 도는, 기존의 조립키트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동체의 사출색은 좀 충격이랄까요(...) 솔직히 아카데미가 제품기획을 제대로 이해했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습니다.
이번에 내놓는 아카데미 MCP 제품은 '오픈박스 그대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반다이의 건프라와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고 또 제품의 성패는 기존의 건프라 유저들을 얼마나 밀리터리 프라쪽으로 돌리는 가에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아카데미 MCP 제품의 경쟁상대는 타미야의 MM시리즈가 아닌, 반다이의 건프라 시리즈 라는 것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아카데미는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면서 건프라의 장점으로부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출시일이 늦어지고 제품의 가격이 다소 상향조정되더라도 사출물의 색감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는 것이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라며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