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명절날에는 돈을 받아 조립식 모형상자를 샀다.
읍내에 살 때도 면소재지에 살 때도 달려가 사서 바로 만들었다.
완제품도 아닌 반제품 스스로 조립을 해야하는 것을 당시 100~300원 주고 사서 바로 만들었다.
물론 2000~3000원 넘는 것도 있었다. 이런 것 당시 고가로 모터가 두개 들어 있고 상자도 큰 편이었으며 유선리모콘으로 전후좌우 기동이 가능했는데 대부분 일본제품을 복제한 것으로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골동품이 되었는데 당시 몇달 동안 돈을 모아 구입하여 집마당이나 마루에서 전차를 가동하고 힘자랑을 하던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있었다.
어린마음에 담배를 일찍 배우는 형들보다 술을 몰래 마시는 형들보다 이런 걸 사모으고 책을 보는 형들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모르지만 집에 놀러가 구경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도 듣고 오기도 했고 대체로 이 형들은 무섭지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당시 천호동이나 성남 시내 문구점이나 완구점으로 가면 따라 가고자 했지만 나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고 모터가 들어간 전차나 보트는 구할 수 없었고 그저 고무동력으로 가동하는 것에 만족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부산큰집에 가니 사촌동생이 집안의 작은 연못에 장난감 보트를 띄우고 노는 걸 보았다.
보트엔 수중모터라는 당시 별도로 구매를 하여 보트에 장착하는 별난 장비?가 있었다. 달라고 하면 얻어올 수 있었겠지만 동생도 장만하는데 돈을 썼을 것 같아 난 구경만 하다가 집으로 왔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집이 시골로 이사를 가고 집안 형편이 좋은 편이 못되 모형상자는 잊고 살고 있었는데 동네의 큰 잡화점( 참고서부터 사전 온갖 문구용품 부터 다양한 물건이 있었다.)에 대량의 모형상자들이 입고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모터가 들어간 전차는 있었으나 모터로 가는 배나 잠수함은 보기 어려웠고 특히 수중모터는 그 후 본적이 없었다.
당시엔 정교한 느낌이 드는 첨단 기술의 결정체라 생각했지만 세월이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보니 당시 내가 그렇게 찾던 그 제품이 맞나 싶고 오랫동안 기다리던 사람의 본래의 모습을 시간이 지나 만났을 때 기대한 만큼 실망한 측면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한 현재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40년 전의 것이 오늘날의 것과 같은 품질이나 성능을 기대한다는 것 무리라고 생각하며 세월이 지난 골동품을 바라보고 있다.
혹시 이 물건처럼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는 건 아닐까? 반대로 세월이 지난 만큼의 무게감과 연륜 또는 당시의 천진함을 나는 갖고 있는지 스스로를 묻게 된다.
물건이야 정지되어 있지만 사람은 세월의 연륜이 얼굴에 묻어나고 그것을 책임져야 하니 그 가치와 의미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