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인형 얼굴 색칠이 힘든 한 사람입니다.
게시판 > 수다 떨기
2021-07-23 10:03:51, 읽음: 1281
김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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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님의 얼굴 색칠 글을 보고 답 글을 달다 보니 글이 길어져 본 글로 바꾸어 올립니다.

모형 취미를 즐기다 보면 사람마다 만들면서 거치기 귀찮고 하기 싫은 단계는 누구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인형 얼굴 색칠에 항상 좌절과 서러움을 경험하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 모형 신께서 강림하셔서 도움을 주시면 제 실력을 확 뛰어넘는 걸작(?)-어디까지나 제 미천한 수준에서-이 나오기도 하는 지라 저는 인형 얼굴 색칠을 하며 복권을 긁는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합니다.(꽝 나오면 그냥 제 수준에서 적당히 타협하면 그만이지요....)

저에게 있어 인형 제작에서 제일 짜증나는 과정은 접합선 수정입니다. 아무리 잘 조립하고 색칠해도 접합선이 선명하게 보이면 그냥 봐주기 힘든 '안습 인형'이 되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줄칼을 잡고 플라스틱 가루 날리며 접합선을 밀고 투덜거리면서 메이커에서 접합선 없는 인형을 출시하길 학수고대 하지만 그럼 비싸디 비싼 레진 인형만 상대해야 할 겁니다(그런데 레진 인형도 게이트에서 잘 못 떼어내면 대참사가 나지요...)

인형 색칠로 들어가면 옷 주름의 명암 처리가 저는 제일 짜증납니다. 아직도 블랜딩 테크닉은 저에게 넘사벽이구요. 하지만 인형 색칠의 완성도와 모델러의 개성 또한 이 과정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니까 싫으면 예전처럼 명암을 생략하는 수밖에 없겠죠?(그럼 밀리터리 인형이 캐릭터 완구 인형이 된다는...)

2차 대전 독일군 인형은 모델러들에게 영원한 로망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 군장 종류는 많기도 하고 생긴 것도 복잡한 만큼 색칠엔 손도 많이 갑니다(미군의 수통과 야전삽, 그리고 독일군 수통과 야전삽의 색칠과정을 비교해 보신다면 이해가 빠르실 듯) 독일군 인형 한 명 칠하는데 드는 시간과 연합군 칠하는 시간만 비교해 봐도 독일이 2차 대전에서 패할 수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얼굴 색칠이 된 인형보다는 색칠된 군장만 따로 판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사실 얼굴뿐 아니라 색칠이 완료된 완제품 인형을 타미야에서 이미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도 호기심에서 하나 사봤는데 중국 알바 모델러 아주머니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완성품 모형이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 걸 보면 역시나 모형 동호인들의 DNA는 일반인들과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히말리야에 도전했던 산악인의 안타까운 실종 소식이 사람들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산에 오르는 일. 그냥 헬기 타고 올라가면 그만인데 그래도 산악인들은 목숨을 걸고 등정에 도전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에 비교 불가능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겠죠. 

모형....... 정말 가끔 왜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답은 간단합니다.

산악인들은 거기에 산이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르고

모델러들은 박스 안에 부품이 가득 붙은 러너가 있기 때문에 모형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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