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양사령부 산하의 모형 관리 부서에서 수십년간 골머리를 앓다가 해결된 문제입니다.

미국의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위와 같이 검게 도색이 벗겨지고 이윽고 내부의 부품까지 부서져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큐레이터가 원인을 추적하니 모든 전시물이 아니라 일부 전시물에서만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계속 원인을 추적해나가니, 답은 납이나 납이 포함된 제품에서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납이 들어간 부품이나 도료는 산화현상을 일으키면서 주위 사물을 부식시키는 산성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박물관과 같이 전시장 안에 꽉 막힌 채 보관되어 있을 경우 특히 더 쉽게 발생했습니다. 영향을 받는 재료는 아래와 같습니다.
- 나무 (바스우드 같이 많이 쓰는 나무들이 특히 민감함, 소나무는 덜 민감함)
- 접착제 (PVA 목공용풀, 그 외 다양한 종류 (CA등)
- 바니쉬 (폴리우레탄 등 거의 모든 거 포함)
- 페인트 (에나멜, 유성, 락카, 바라탄 등등등)
- 양모, 스티로폼, 비닐, 고무, 플라스틱, 천, 종이, 모래, 돌, 실리콘, 아크릴 등등
사실상 금속류 빼고 거의 모두 다 부식시킨다고 보면 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특히 가장 발생하기 쉬운 환경은 납의 함유량이 높을수록, 그리고 밀폐된 곳에서 햇빛을 받을수록 부식이 더 빨라진다고 합니다.
해당 문제를 근절시키는 방법은 비파괴적인 방법으로는 없다고 보면 되며, 처음부터 만들 때 금속 도금을 해서 밀폐하면 해결됩니다만 모형에 자주 쓰는 방식도 아니고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이에 따라, 미국 내 박물관 등에 기증되거나 갤러리 등지에서 판매되는 상업적인 모형 상품들은 재료를 꼼꼼히 따져서 납이 안 들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납땜을 써야 하는 곳에는 은땜을 쓰죠. 일반 취미형 모형에는 이런 엄격한 걸 따질 필요는 줄어들 것 같습니다. LED 같은 것도 수명이 있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