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곰돌아~~~~~~~~ 좋은 친구 만나렴
게시판 > 수다 떨기
2026-02-26 2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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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가족
제겐 아들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올해 질풍노도의 입시전선의 고3 대황제님이 되셨고, 둘째는 여드름 송글송글한 중1이 되었습니다. 첫째는 플라모델을 좋아하고 메카닉을 좋아하면서도 동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고 잘합니다. 어디 놀러가서 처음가보는 동네에서 어쩌다 숙소근처에서 고양이만나서 꼬시는 솜씨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여서 소질없는 공부보다 고양이 사육사로 키워야 하지 않나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둘째는 반대로 동물은 좀 다 무서워하고 귀여운 동물 인형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둘째는 사람하고 잘 사귀지 못하고 친구도 별로 없는 편이라 둘째가 원하는 동물 캐릭터 인형들은 많이 사준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리락쿠마 군단이 우리집을 점령했었고, 그다음엔 어피치랑 라이온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가 요즘엔 제가 보기엔 무서운데 저희 둘째 표현으로는" 정말 사랑스러운" 춘식이가 둘째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남자아이치고는 봉제 인형이 엄청 많습니다. 그중에 가장큰것은 키가 1밀터 20쯤 되는 곰인형이있었습니다.리락쿠마 전성기때 둘째가 자기만큼 큰 리락쿠마인형을 사달라고 하도 노래를 불러대서 집에 들여놓은 것이었습낟. 로열티 때문인지 너무 비싸러 리락쿠마는 아니고 그냥 곰돌이 인형 인터넷으로 사고 리락쿠마 친척이라고 뻥을 쳤었습니다. 아직 어릴때라 속아 넘어간것인지 속아 넘어가준 척을 한것인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도 매일 곰이랑 끼어안고 자거나 곰 밑에 들어가서 잠이 들거나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5학년때인가 6학년때인가 되더니 곰돌이 없이도 잘 자고 어느날부터인가 너무 커서 자기 방에 다른짐들청소할때 베란다에 내놓았는데 가지고 들어가지 않더군요.. 그리고 몇년지나서 그 곰은 다시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세탁기 위나 베란다 위를 전전했습니다. 저희집이 아파트 4층인데 세탁기 위에 곰돌이가 앉아있는 것이 1층 주차장에서도 보였습니다. 퇴근 해서 돌아올때 곰돌이 뒤통수가 보이면 어째선인지 이제 진짜 퇴근이구나 하는 안도의 숨을 쉬었던 것도 같습니다.
설날에 집사람이 집안 대청소하고 이제 곰돌이 찾지 않으니까 대형 폐기물스티커 붙여서 내놓자고 하더군요. 저도 그러자고 하고 제가 테이프로 폐기물 스티거 붙여서 재활용 두는곳까지 가져다 놓는데, 끼어안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가슴이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어쩐지 어쩐지 곰돌이에게 못할 짓을 하는것 같았습니다. "곰돌아 미안해. 그냥 아저씨가 할말이 없다. 재민이랑 늘 잘 놀아줘서 늘 고마왔어. 아저씨가 미안해" 저는 원래 무생물에게 말거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편인데 그날만큼은 곰돌이이게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재활용 쌓아두는 곳에 가니 마침 누군가가 책상과 의자와 담요를 내놓았더라구요. 곰돌이를 의자에 앉히도 책상 앞에 놓은 다음에 담요를 덮어주었습니다. 꼭 고시실에서 공부하는 곰돌이 캐릭터 같았습니다... "깨끗하게 세탁기에서 목욕도 했으니까 우리가 널 너무 사랑했었으니까..... 아저씨가 아저씨의 재민이를 잘봐줘서 고마와하니까.... 참미안한데 꼭 마음 착한 다른 친구가 너 데려갔으면 좋겠다 잘가 곰돌아..."
그리고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재활용 정리하는곳을 봤는데 책상도 의자도 담요도 있는데 곰돌이만 그자리에 없었습니다.
마음 착한 아이가 데리고가서.... 그리고 또 귀여운 이름으로 불러주고 꼭 껴안아주고 사랑해주고 ....같이 자고.. 이야기 나눌수 있기를... 너무 미안하다 곰돌아..
곰돌아 고마왔어 아저씨가 네가 어느집에선가 새 친구들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죄책감을 덜을려는 비겁함일지도 모르는데 그런거 지금 그럴지도 모르는데 너무 내 아들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왔어 너도 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곰돌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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