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달도 더 전입니다만...어느 모형점에 옛날 에이스 물건이 입하된 적이 있었지요. 저도 그걸 보고 그 주 주말에 거기에 갔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샀지요.

네, 레벨 상표로도 나왔던 1/400 타이푼입니다. 옛날에도 한 번 들어왔었는데 살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에 품절됐었지요. 이번에는 과감하게 집어들었다...라기보다는, 저 가격이면 별로 과감할 필요도 없었지요. 아카데미 1/72 프롭기보다도 싼 5000원.

1/400 소련 잠수함 시리즈, 라는데...저 이후로 뭐가 나왔다는 소리는 못 들어습니다. ^^

저 배의 정체는 뭘까요? --a

박스 옆면에 태풍이라고 친절하게 번역을 해놨네요. 발매 당시 가격은 3000원. 20여년 후인 지금은 5000원. 뭐, 싼 건지 비싼 건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가격입니다만...

구매의욕 떨어지게 만드는 작례 사진. 옛날에 이걸 보고 안 샀었습니다.
이 키트 발매가 1989년. 아직 쏘비에뜨 련방이 멀쩡하게 "나 아직 안 죽었다! 으하하하하하학, 커헉, 쿨럭! 쿨럭! 안 죽었다니까, 쿠헉!"이라고 기염을 토하던 시절이니, 소련군 장비 모형은 상당부분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나마 전차나 비행기는 전체 모습이라도 보이지, 잠수함은 물 속으로 돌아다니는지라(떠 있을 때도 절반 이상이 물속...) 그 추측의 정도가 심할 수밖에 없었고, 이 타이푼도 타이푼 비슷한 물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MI-28이라고 우기던 시절 물건입니다.
그런 이유로, 제대로 만드려면 대대적으로 손을 봐야 할 물건인데...여기에서 "어차피 손을 봐야 한다면 뭔가 이상한 짓을 해보자!" 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타이푼 갖다가 할 수 있는 이상한 짓이라고 하면...역시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이거.
http://www.youtube.com/embed/lW18-2-QrIg
계획만 하고 말았다는 전설의 타이푼 개조 수중 항공모함도 잠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만...그래도 역시나 타이푼 하면 이거죠. 바로 제작에 착수.
사실 레벨과 에이스에서 영화 개봉에 맞춰 이 키트를 붉은 10월 패키지로 판 적이 있습니다. http://www.fantastic-plastic.com/RED%20OCTOBER%20PAGE.htm
내용물은 함수와 꼬리부분만 추가부품을 넣어주고, 나머지 차이점은 배째라로...

일반 타이푼급이 탄도미사일 20발을 탑재하는 데 비해 붉은10월은 26발을 탑재합니다. 그만큼 길이가 연장됐는데, 그 부분은 키트 2개를 잡아서 해결.(싸다고 막 저지릅니다.)
외국의 어느 용자는 연장부분을 프라판으로 만들어서 디테일을 새겼더군요.

함수부분에 있는 괴상한 소나를 없애고 인테이크를 만들어줬습니다. 나중에 보니 인테이크 크기와 모양이 다 틀렸더군요. --a
그리고 다 만들고 나서 든 생각인데...어뢰발사관 수가 저게 맞나?(만드는 동안 전혀 신경을 안 썼음.)

가장 많이 뜯어고친 함미부분. 영화 프롭을 참고해서 대대적인 개수를 성의 없이 했습니다.

순서를 바꿔서 한 장.

함미 하부의 초전도 추진기도 추가. 그런데 측량 실수로 스크류가 동체에 딱 닿아버렸습니다. 이래가지고는 회전 불가능...--;

원래 키트의 스크류가 너무 두꺼워서 얇게 갈아냈습니다. 그런데 이 키트...양쪽 스크류가 같은 모양입니다. 이런 거시기한 경우를 봤나...

어쨌거나 이렇게 해서 에이스제 타이푼 2대를 잡아서 만든 붉은 10월호가 완성.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이상한 짓 하면서 놀아보자는 원래 목적은 대충 달성했습니다.
다음번엔 무슨 이상한 짓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