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네요.
어두운 시대에 언젠가 찾아올 빛을 꿈꾸며 싸우신 분들을 기리며 묵념.
3.1 운동 민족대표 33인
권동진(천도교)
권병덕(천도교)
김병조(기독교)
김완규(천도교)
김창준(기독교)
길선주(기독교)
나용환(천도교)
나인협(천도교)
박동완(기독교)
박준승(천도교)
백용성(불교)
손병희(천도교)
신석구(기독교)
신홍식(기독교)
양백전(기독교)
양한묵(천도교)
유여대(기독교)
오세창(천도교)
오화영(기독교)
이갑성(기독교)
이명룡(기독교)
이승훈(기독교)
이종일(천도교)
이종훈(친도교)
이필주(기독교)
임예환(천도교)
최성모(기독교)
한용운(불교)
홍기조(천도교)
홍병기(천도교)
이하 3명 변절
박희도(기독교)
정춘수(기독교)
최린(천도교)
그나마 요즘은 인터넷에서 많은 분들이 계몽운동을 한 덕분에 민족대표 33인이 대부분 친일로 변절했다는 헛소리를 하는 자들이 많이 사라진 게 다행입니다. 33인 중에는 옥중에서 돌아가신 분, 고문 후유증으로 출옥하자마자 돌아가신 분,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신 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해방때까지 옥살이를 하신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을 친일파라고 욕하면서 애국자 행세를 하는 자들을 보면 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자기 나라 역사 공부할 시간과 노력은 아까워하면서 출처불명, 근거 부재의 인터넷 괴문서를 지식의 근거로 삼아 "나는 친일파 욕하는 애국자이니 내 주장에 토달면 매국노."라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애국을 할 리가 없지요. 그런 사람들은 그냥 애국을 핑계로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고 싶을 뿐. 당장 '33인 중에 한용운 외에는 다 변절했다'는 주장도 잘 보면 33인 중에 한용운 밖에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지어냈다는 추측이 가능하지요.
그런 애국자들이 넘쳐나는데 정작 진짜 매국노를 미화하는 뮤지컬은 대 히트를 치고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칭송받는 게 또 아이러니.
덤으로 한가지. 3.1운동 당시 일본의 지식인층이나 민권단체는 3.1운동(그쪽에서는 소요사태라고 불렀습니다만...)의 원인이 총독부의 잘못된 통치에 있다고 주장하며 동일한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단통치 중단
-조선인에 대한 차별 철폐
-조선인을 직접 상대하는 하급 관료의 자질 향상
-언론의 자유 보장
-조선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고 무리한 동화정책을 중단
이런 것들이 실행되면 조선인들도 독립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테니, 더 이상의 갈등도 없을 것이라는 게 일본 지식인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뭐, 정작 저것들 중에 실행된 건 무단통치 중단 밖에 없습니다만...(그나마도 회유책을 위한 전술변경에 가까웠고...)
좀 더 과격한 지식인들은 조선인 관료를 양성하고 조선인들에게 참정권을 줘서 조선인 자치를 실시하는, 영연방과 유사한 형태의 연방국가제 실시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만...그 후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 사람들은 감옥행 예약티켓을 끊어놓은 것이었지요.
어쨌거나 3.1운동은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중국이나 인도의 지식인들에게만 영향을 준 게 아니라 일본의 지식인, 민권운동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제암리 학살이 일어났을 때에는 일본의 종교계와 민권운동가들이 정부에 압력을 넣어 군부가 마지못해 학살 부대의 지휘관을 군사재판에 회부하게 만들었지요. 재판 결과 자체만 보면 짜고치는 고스톱 중에서도 매우 저질에 속하는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군부대에 의해 무고한 민간인이 학살당했다는 걸 일본군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성과는 있었습니다. (중일전쟁때의 얼굴 철판깔기 신공에 비교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