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때 프라모델을 만들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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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6 10: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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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지기
가지고 놀려고 만들었지요.
지금과 다르게 가지고 놀 것이 적은 시대였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어릴 때 프라모델을 산 이유는 조립의 즐거움도 있지만 가지고 놀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장난감이었죠.
전 탱크와 비행기, 자동차, 로보트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만들었지만 목적은 가지고 놀려고 만들었습니다. 물론 조립의 즐거움도 있었지만.
그래서 프라모델이 근본적으로 장난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사람들이 성인이 되고 중년이 되어 노는 방법이 달라졌을뿐 근본적으로 놀이입니다.
탑처럼 쌓인 프라를 보며 흐믓한 심정, 상자를 열어 보며 어떻게 만들까 생각하는 순간, 조립을 하는 순간, 물감을 섞고 뿌리며 색칠을 하는 순간, 완성된 모형 사진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려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는 순간. 목적과 방법은 달라졌지만 이 모든 것이 놀이입니다.
스케일 모형 인구가 줄고(정확히는 신규 유입이 줄고) 소위 고인물만 남다 보니 제작 수준이 엄청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모형을 예술이라 하고 작품이라고 하는 것을 어색해 하지 않습니다. 정말 예술의 경지에 오른 대단한 작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전 모형은 작품이기 이전에 장난감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난감을 어린애들의 유치한 놀이 도구라 생각하여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있으나 즐기기 위한 도구는 모두 장난감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분은 자전가가 장난감이고 사진을 찍는 분은 카메라가 장난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하는 행동은 놀이입니다.
저는 스케일 모형인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전반적인 수준이 너무 올라갔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모두 작품을 만들기 원하고 결과에 집착합니다. 언제부터 유희의 도구로의 모형을 잊어 버렸습니다. 모두 프로 축구 선수가 되려고만 하면 축구라는 취미는 존재할 수 없고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만 남습니다.
모형은 장난감입니다. 저는 모형을 재미로 만들고 즐겁지 않은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모형을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모형은 즐거워야 하고 장난감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너무 잘 만들어야 하고 작품성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제가 단언하건데 잘 안 만들게 됩니다. 재미보다 고난이 더 크기 때문이죠. 그러니 우리 놉시다. 재미있게. 그리고 잘 노는 분을 응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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