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스는 가로폭이 70cm가 넘는 큰 하드박스로 제가 가진 킷들 중에는 제일 크고 또 제일 무겁네요. 들고 오는데 팔이 아팠던 킷은 이게 처음 입니다. 한마디로 압도적인 볼륨으로 타미야 박스에서 한가롭게 유유자적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박진감이 넘치다 못해 살벌하기까지한 모스키토의 모습을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모름지기 폭격기 박스아트는 이래야죠. 이 비행기에 대한 인상이 바뀔 정도네요.
최근 국내 수입된 에어픽스의 야심작 모스키토 리뷰입니다. 이 큰 걸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입수해버렸네요. 1/32 Ju 88만 하더라도 리뷰하면서 살 떨렸는데 이제 간이 배 밖으로 나오다 못해 도망가버렸나봅니다.

박스를 열면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의 러너들이 보입니다. 유럽 메이커 키트 (제조국은 특이하게 인도로 되어 있네요.)치고는 포장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투명 부품은 따로 스펀지백에 들어 있고 전체적으로 가는 부품이 많이 있지만 파손되거나 러너에서 떨어지거나 한 것들은 없네요. 크기도 크지만 콕핏, 엔진, 폭탄창, 기관총 수납부 등이 완벽히 재현되어 러너 수는 20개 가까이 되고 부품수는 600개가 넘는 디럭스 킷입니다. 다만 시트벨트 에칭이나 화이트 메탈 랜딩기어 같은 것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고무로 된 타이어를 제외하면 모두 플라스틱 부품입니다.

동체와 주익러너는 70cm에 이를 정도로 커서 비닐 포장이 애초에 없습니다.

주익 너비가 70cm에 이릅니다. 실제 비행기 구조와 동일하게 좌우 일체형이구요. 크긴 크네요. 어지간한 전시공간으로는 감당이 안될 것 같습니다만 이런 거 집안에 들일때는 벌써부터 그런 걱정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오히려 자기암시가 필요하죠. "내집은 넓고 만들 킷은 많다!" -_-

익히 아시다시피 모스키토는 엔진 나셀부 및 랜딩기어부, 제어부등을 제외하고는 전부 나무로 만들어져 각부분을 나사못과 접착제로 붙인 비행기로서 - 제작공정을 보니 프라모델 만드는 것과 흡사하더군요. 동체 양쪽 따로 만들어서 접착제로 붙이고 후에 주익 들어갈 아래부분 톱질하여 좌우 일체로 된 주익 붙이고 등등 - 일반적인 알루미늄 강판을 이어붙여 만든 비행기와는 다르게 패널라인이나 리벳이 많지 않습니다. 크기에 비해 표면 텍스쳐가 없는 편이어서 좀 심심하지 않을까하는데 그게 또 이 비행기의 매력이고 대신 콕핏이나 엔진, 폭탄창 등이 아주 세밀하게 재현되어 있으므로 눈요기 포인트는 넘쳐날 듯 합니다. 요소요소에 보강판이나 점검창 부의 표현은 뚜렷한 + 몰드로 리벳과 함께 잘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패널라인 없는 모스키토 특유의 미끈한 동체 입니다. 동체 길이는 50cm에 이릅니다. 이제 1m 넘어가는 비행기가 아니면 별로 놀랄 일 없을 듯 합니다.

큰 부품이다 보니 동체 내부면에는 밀핀 자국들이 가득합니다. 문제는 내부 재현이어서 밀핀자국들을 모조리 수정해 주어야 하는데 동체 내부 뿐만 아니라 콕핏 부품들에도 밀핀 자국이 상당히 많이 있어 그 수정에 꽤나 많은 시간이 들 듯 합니다.

주익 뿐만 아니라 꼬리날개 부분의 승강타, 방향타등은 모두 분리 되어 있습니다.

실제 비행기도 힘을 많이 받는 이부분이 금속으로 되어 있는 만큼 그 + 리벳 표현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엔진나셀 부위 입니다.

패널라인은 굵고 깊지만 스케일을 생각할 때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으며 시원시원하고 깔끔해 보입니다. 아마도 몰드 각이 살아있어 레벨제 제품 같은 두리뭉실하다라는 느낌이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내부 엔진을 드러낼 수 있게 해당 패널이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엔진에 일부 가려지기는 하겠지만 내부를 보여주려면 역시 문제는 무수한 밀핀. T_T

콕핏 부품들입니다. 아쉽게도 시트벨트는 따로 재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몰드는 좋습니다만 역시나 밀핀이 한 가득이네요.

콕핏은 각종 계기 박스는 물론 각 요소에 연결된 배선류까지 아주 세밀하고 또렷히 재현되어 있습니다. 크기도 커서 신경을 좀 써서 도색하면 그 사실감이 대단할 듯 합니다.

컨트롤 박스의 다이얼 표현도 아주 좋습니다.

투명부품의 투명도도 좋습니다. 특이한 것이 투명부품에서 따로 포장된 두 조각의 부품이 있던데 놀랍게도 계기눈금이 아예 투명부품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다른 킷들에서 보통은 뒤에서 필름을 갖다대거나 데칼을 일일이 붙이게 되어 있는데 이거 대단한 서비스네요.

보시다시피 효과도 무척 좋습니다.

기수아래 폭탄창 및 기관총 부, 기수쪽 기관총 부는 내부 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기수아래 폭탄창 개폐부.

내부 수납되는 폭탄, 로켓탄, 기관총들 모두 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기수하부 4문의 기관총입니다. 기관총구는 별도 부품으로 총구가 뚫려있습니다.

내부 기기들의 파이프류들은 아주 얇게 잘 성형이 되어 있는데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도 부러진 부품이 거의 안보이는 것은 플라스틱 재질이 레벨이나 키네틱 제품들에서 보이는 딱딱하고 잘 깨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탄성이 있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엔진부위는 타미야의 1/32 스핏파이어 이상으로 잘 재현되어 있습니다.

일부 배선도 몰드되어 있고 파이프류는 앏게 대부분 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헤드부위의 리벳 표현도 좋구요. 역시나 관건은 정밀한 색칠이겠지요.

Rolls Royce의 위엄.

역시 세밀하게 재현된 내부부품들입니다.

캐노피 프레임도 재현이 되어 있네요. 실제 비행기도 나무로 된 저 캐노피 프레임에 접착제로 투명창을 붙였다고 합니다

각종 호스류도 주름까지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바퀴는 딱딱한 재질의 고무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지름이 5cm가 넘습니다. 마치 군용트럭용 타이어를 보는 듯 한데 자중변환 표현에 특유의 타이어 패턴도 잘 재현되어 있습니다. 다만 저런 몰드라면 먼지표현이나 여러가지 표현을 해주는 것이 좋을 듯한데 차라리 프라스틱 부품이면 어땠을까 싶네요.

모스키토는 2인승 비행기로서 조종사와 항법사 두명이 탑승하게 되는데 각각 탑승 자세와 서있는 자세의 4개의 인형이 제공됩니다. 큼직하다보니 앞면과 뒷면 2분할 되었는데 옷주름 표현이 좀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 빼고는 얼굴 표정도 살아있고 자세도 좋아보입니다. 무엇보다 콧수염이 멋있네요.


근데 동봉된 컬러가이드에 예시된 색칠예가 좀 깹니다. 킷에 포함된 인형으로 만든 것이 맞나 싶을 정도인데 마치 월리스와 그로밋의 코믹 캐릭터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나 같이 단추구멍으로 표현된 눈동자가 어색해서 그런듯 합니다.

데칼은 큼지막한 것으로 국적 마크와 세부 스텐실 모두 제공되어 있습니다. 무광재질로 인쇄상태는 아주 좋습니다만 살짝 두께감이 있어 보입니다.

설명서는 B4 사이즈 정도의 큰 크기에 50페이지 이상으로 두툼합니다. 게다가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어 마치 실기 제작 도면을 보고있는 느낌마저도 듭니다.

작년 에어픽스에서 발매예고를 하며 CAD 조립영상이 떠돌 때부터 무척 기대하던 킷이었는데 직접 보니 더 대단한 느낌입니다. 보통 이런 빅스케일 킷의 경우 그 크기를 가득 채울만한 디테일들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킷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많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완성 시켜 놓으면 마치 실제 그 비행기가 제 눈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에어픽스의 자국기에 대한 애정이 모든 부분에서 가득 느껴집니다.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은 말할나위도 없구요. 트럼페터의 빅스케일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죠. 이런 것이 장인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누가 이런 혼이 담긴 킷을 보고 '장난감'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항공기 킷 개발사에서 애큐리트 미니어쳐의 어벤져, 타미야의 제로기가 그러했듯이 이 에어픽스의 모스키토가 후속 킷들에게 이정표를 보여주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사족: 그런데 개인적으로 사실 에어픽스 비행기는 1/48 스핏파이어 말고는 처음이라서요. 스핏파이어도 품질이 무척 좋았기에 소문으로만 듣던 전설(?)의 라이트닝까지 해서 에어픽스가 괜히 비행기의 명가가 아니구나 했었는데... 그게 그거 두개 빼고 나머지는 다 별로라면서요. -_-? 어쨌건 이번 킷은 과거 여타 킷들을 잊게 만들만큼 정말 명작입니다.) 제작은 당장에라도 시작하고 싶습니다만 일단 지금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서요. 천천히 공들여서 만드려면 여름은 지나야 할 듯 싶습니다. 이거 붙잡고 있으면 한 반 년 이상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그럼 모두 즐거운 모형생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