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그램 킷(금형)과 관련된 비화 3부, 프라모델의 춘추 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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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0 02:35:46, 읽음: 999
노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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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들어 본 최초의 모노그램 키트는 1977~78년 경
1/35 M-48 A2 였는데 저와 같은 1966년생이죠 ,^^,
그 당시는 50년대에 나온 킷들도 있어서 66년도 제품은 올드킷에 들어가지도 못했었죠.
이런 통짜 피규어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어린 제 눈에도 좀 조잡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에 받은 첫 인상 때문인지
이 당시는 모노그램 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전차나 밀리터리 모형이라면 국산 카피판들도 많이 만들어 보았는데
70년대에는 아카데미가 본격적으로 타미야 카피판을 내놓기 전이라서
합동, 중앙, 제일, 대흥, 태양 등 소규모 카피업체들의 제품이 많았습니다.
아이디어는 주로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저급한 품질의 군소 업체들이라서 일본 업체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겠죠.
그런 국산보다 모노그램 제품이 특별히 더 나은게 없다는 것이 당시의 소감이었습니다.
그러다 치프틴, 센추리온을 비롯한 타미야 전차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신세계 그 자체였고 타미야는 저에게 최고의 업체가 되었습니다.
특히 비행기는 1/48 해리어에 이어서 A-10을 만들게 되었고
기수 부분 사프한 -몰드가 압권이었습니다. 조립성은 말할 것도 없었죠.
타 모형업체 제품들과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 높은 품질의 타미야는
어린 모형 소년에게는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은 회사였습니다.
예전에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모형점 사장님과의 완성품 보상교환 형식으로
1978~1979년에 많은 제품을 만들어 보았고 메이커별 장단점을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장님의 행방이 묘연해진 이후로는
1년치 용돈과 세뱃돈 모아서 타미야 제품 1~2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1980년도에 1/48 F-15A에 이어서 1981년 1/32 F-14A가 나왔는데
이건 1년치 용돈으로도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용돈도 올랐지만 점점 더 대작을 내놓는
타미야의 키트 가격의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죠.
일본과 한국의 경제력 격차는 하늘과 땅이었고
가난하지만 눈은 높은 한국의 청소년에게 너무나 가혹한 세상이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타미야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청소년에게
모노그램 비행기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어제 올린 모델아트 때문이었습니다.
아끼며 모은돈 다 가져다 바치며 모형을 구입하던 단골모형점 새로나 과학에서
1982년에는 모노그램 1/48 F-105G를 구입했습니다.
당시 구입가격 2만원! 지금 가치로 얼마나 될까요? 최소 20만원 넘을텐데
미국내 판매가의 5배가 넘는 금액에 팔다니...
가난한 한국 청소년의 등골을 빼먹는 악덕 상인들!
1977~78년도 미군부대에서 프라모델을 직접 받아오던 그 사장님이 계셨더라면
6~7,000원이면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습니다.
아직까지 소장하고 있는 그 킷입니다.
그러나 눈높은 모형소년이 신상 고퀄 프라모델을 거부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타미야에서 모노그램으로 갈아타게 되었고
(악덕 상인들 덕에 1년에 키트 1개, 책 몇권 살 돈밖에 없었으니까)
집에 와서 열어 본 키트는 역시 실망을 주지 않았습니다.
+몰드의 단점은 있었지만 일본 키트에 없는 볼륨감과 풍성한 조각으로
디테일을 표현한 모노그램 키트는 제 보물로 지정되었죠.

그리고 1년 후 1983년 이번에도 센추리 시리즈, F-106이 나왔습니다.
역시 1년간 모은 비자금을 털어서 구입해서 뜯어 보았습니다.
이 당시는 모형항공부 활동을 하면서 양쪽에서 금전적 압박을 받았습니다.
F-106은 전작 F-105G보다 확실히 눈에 띄게 더 발전 했습니다.
그레이 색상도 마음에 들었지만 섬세한 디테일이 훨씬 더 많아지고 정밀해졌다는 느낌
나중에 모노그램 풍의 금형으로는 최고 경지에 이른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좋아하는 기종이 아니었고 +몰드였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품질에 너무 만족!
(그러나 이후 금형들은 섬세함이 서서히 사라지고 점점 투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F-111에 이르러 사망선고를 내렸습니다. ㅠㅠ)
그리고 모노그램에게 치명적인 라이벌이 등장 했습니다. 
1985년 하세가와가 그동안의 품질과 비교도 안되는 고퀄의 비행기를 출시했습니다
1/48 F-16이 등장한 것입니다. 타미야 F-15A 보다 훨씬 더 섬세한 -패널라인 ,
이전의 F-16들과 비교 불가의 뛰어난 프로포션과 조립성, 얇게 성형된 동체,
랜딩기어 내부 디테일과 조종석의 입체적 조각은 모노그램의 F-106처럼 되어 있었죠.
타미야와 모노그램의 장점을 합친 물건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 작품은 F-15, F-14, F-18
하세가와의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모노그램에서 하세가와로 갈아탔습니다.
생각해보면 타미야가 1981년 이후 비행기 모델이 주춤해진 이유가 무엇인지
갑자기 하세가와는 어떻게 그 압도적인 퀄리티의 비행기들을 내놓게 되었는지
궁금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80년대의 전성기를 누리던 모노그램은
망작 F-111을 내놓으며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듯 했습니다.

아카데미는 모노그램 F-14를 -몰드로 업그레이드한 킷을 내놓고
영화 탑건의 흥행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F-15 역시 -몰드로 출시했습니다.
하세가와 SR-71이 아카데미에서 시원하게 -몰드로 재탄생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모노그램 F-111을 쓰레기통으로 보낸 고퀄리티의 F-111을 출시했습니다.

다들 무슨일이 생긴거야?
아카데미와 한국 금형공장들은 어떻게 -몰드 금형을 쏟아낼 수 있는 거지?
그 베릴륨동 금값 정도로 비싼 건데?
일본업체들도 벌벌 떨게 만드는
억소리 나게 비싼 베리 금형이 한국에서는 쏟아져 나온다고?
1980년대말
이태리에서는 이탈레리에 퀄리티 면에서 비교도 안되던 ESCI가 한국에 오더니
갑자기 고퀄 T-55를 내놓고 이탈레리를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ERTL, amt 등 여러 업체가 한국에 가더니 고퀄로 변신해서 돌아옵니다.

한국에 가야 한다.
위기를 느낀 모노그램도 탈출구를 모색하다 한국으로 향했고
갑자기 -몰드의 샤프한 금형으로 변신하더니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

하세가와는 F-18 이후부터 한국에서 합작으로 프롭기 시리즈 금형을 제작했고 버블붕괴로 어려워진 일본 업체들도 제작비 절감을 위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타미야도 왔습니다. 1/32 F-4 팬텀 금형을 합작으로 제작하기 위해서입니다. 
홍콩에서는 드래곤 이라는 신예 메이커가 탄생하여 한국에서 금형을 제작했습니다. 
한국 금형업계에 10여년간의 전성시대가 왔고 1992~95년 이성정밀에서 일하면서 그 궁금증들이 대부분 해소되었습니다. 그 후 20여년 이상 직접 금형을 제작하기도 하고 관련 업체들과 일하면서 더 많은 의문과 비밀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4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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