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그램 킷(금형)과 관련된 비화 5부, 올드 프라모델 금형 공법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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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2 04:46:23, 읽음: 673
노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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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990년대 초 이성정밀에서 설계, 목업 제작 일을 할 때
모노그램 개발자 세 분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인자한 인상의 (피노키오 제페토 할아버지 닮으신) 나이 지긋한 분들 이셨는데
저를 아주 대견해 하시며 좋아 하셨기에 지금도 그 모습이 기억납니다.
모노그램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금형을 제작하던 캐나다 금형공장이
문을 닫게 되어서 였다고 했습니다. 저는 즉각 알아 들었습니다.
잘나가던 공장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핵심 기술자 분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니까요.
모노그램의 일감이 끊어진 것도 아니고
대금 지급을 밀렸거나 못해준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령, 건강 상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모노그램의 연혁으로 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모노그램 금형의 공법에 대해서는 대충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본 적이 없었기에)
비슷한 시기 ERTL의 목업 제작을 하면서 확실히 알았습니다.
ERTL의 개발자들이 1/24 자동차 모형의 400% 정도 크기의 대형 목업과
그 목업을 이용해 복제해서 만든 음각 몰드 즉,
'금형을 약 400%로 확대한 형상의 에폭시 수지제 목업' 을 가져왔습니다.
자동차에 문도 없고 패널라인도 거의 없는 형상이었는데
이런 차가 있었나 하고 당시는 이상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폭풍의 질주(1990년)에 나오는 나스카 경주차 였습니다.
ERTL 측에서 말하기를
"그동안 축소카피 공법으로 금형을 제작해 왔는데 문제가 생겼다."
"퀄리티 높은 한국의 공법으로 만들어달라" 는 것이었고
이성정밀 측에서는
"방전가공용 동 마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1:1 크기 목업이 필요하다.
축소해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며칠만에 만들었으니
ERTL, 이성정밀 양사 입장에서는 매우 저렴하게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금형공장의 폐업으로 모노그램에도 문제가 생겼고
공백을 메우려고 타 업체 금형을 인수했던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F-111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한국에서 만든 모노그램의 금형은 에이스에서 제작한 1/48 Su-25를 잘 아실 겁니다.
이 당시 아카데미 금형실의 탑3 기술자 분들이 에이스로 이적했습니다.
어제 언급했던 80년대 후반 아카데미 비행기의 전성기 시절의 그분들 이었습니다.
나중에 나온 어큐리트 미니어처의 어벤저가 이분들 작품입니다.
1/48 Su-25는
샤프한 -몰드의 금형이었지만 제 눈에 익숙하던 모노그램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깔끔하지만 뭔가 볼륨이 부족하고 밋밋한 일본 하세가와, 후지미 스타일로 보였습니다.
이성정밀에서 제작한 모노그램 금형은 1/48 He-111인지, Bf-110인지, 기억이 희미한데
그 중 하나는 순항미사일의 원조인 독일 V-1 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 창고에 시사출물이 아직 있는데 먼 곳이라 당장 확인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 받는 이유가 이겁니다. 수백개의 박스에 보관하고 있는 
샘플과 자료가 분명히 어디 있지만 찾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1/48 PBY-5 카탈리나는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에이스 SU-25에 비해서는 전반적인 마감과 조립성은 떨어졌지만
모노그램 특유의 프로포션과 볼륨을 살리고 패널라인만 -로 바뀐 느낌이 좋았습니다.
모노그램 금형비가 일본업체에 비해서 많이 낮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수 없어서 마감이 깔끔하지 못했을 겁니다.
당시 모노그램에서 가져온 도면과 자료가 엄청났습니다.
모노그램 제품 중에 현용기에 비해서
2차 세계대전, 센추리 시리즈 같은 올드 기종의 품질이 뛰어났던 이유는
미국 현지에서 실물 취재가 가능하고 필요하면 실물 기체의
청사진(靑寫眞, blueprint)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오늘의 주제는 모노그램 금형의 주요 공법인 축소카피 공법입니다.

팬터그래프 조각기 (Pantograph Mill), Copy Milling, Engraving Machine
팬터그래프 조각기는 최소 50년대부터 프라모델 금형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생각되고
오리지널 금형 제작에만 사용되었으니
국내에서 카피 금형제작에 팬터그래프 조각기를 사용할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카피를 하는 데에는 다음 회에 다룰 전주(도금)금형, 주조 금형 공법이
훨씬 쉽고 저렴했기에 국산 카피판은 주로 이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팬터그래프의 원리 이해하기
각 관절의 위치를 변경하면 일정 비율대로 축소, 확대를 할 수 있는 장치
70년대 소년중앙 이었던가 부록으로 이 팬터그래프가 들어 있어서
그림을 확대해서 그릴 때 유용하게 사용 했었습니다.
이렇게 Proxxon에서 소형으로도 나왔습니다.
팬터그래프의 원리를 이용한 분야는 너무 많고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철도 차량이고 지금처럼 그래픽 프로그램이 없던 시절에는
그림이나 도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때도 사용했고 의류산업 에서도 사용했습니다.

철도모형 부품 토미텍 0258 팬터그래프 PT4811N
작업대 전등의 암
3D 데이터를 활용해서 마음대로 축소 확대 가공이 가능한 지금과는 다르게
아날로그 시대에 팬터그래프 조각기는 만능의 3D 축소, 확대 조각기 였습니다.
조각가의 손으로 제작된 마스터 원형을 원하는 축소비율 대로 조각 해주는 기계.
가장 많이 활용된 분야는 동전의 열간 단조용 금형,
그 외 기념메달, 귀금속, 시계 등의 정밀 3D 조각입니다.
한쪽에는 마스터 원형을 다른 쪽에는 공작물(금형)을 놓고
가이드핀이 원형을 타고 지나가면 반대편 조각기 날이 금형에 조각을 새기게 됩니다.
숙련된 조각가의 원형 마스터 조각이 최종 품질을 좌우했기에
경험 많고 능력있는 개발자(원형제작자)를 보유한 업체가 바로
타미야, 모노그램 같은 고품질의 메이커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Deckel 3D Pantograph, Model GK12
DECKEL - 파인몰드에서 1/12 프라모델로 출시했었던 최초의 밀링머신 제조사 입니다.
이렇게 금형에 형상을 축소하여 조각하고 난 후
조각기 날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흔적들을 사포와 도이시(숫돌)로 연마하여 마감을 하고
광택이 필요한 면은 광택용 콤파운드로 연마,
무광 느낌을 내야 할 부분은 샌드 블라스팅(모래바람)이나 부식 공법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면 마지막 남은 공정은 패널라인 입니다.
직선 부분은 하이트 게이지 (높이를 측정하는 장비)의 측정용 날을
(패널라인 새길 때 사용하는 스크라이퍼 날처럼) 갈아서 만든 후
석정반 위에 배치한 금형의 선을 넣을 부분을 긁어서 새깁니다.
가장 숙련된 기술자가 이 작업을 담당합니다. 실수는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리 때문에 +라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나로호 금형을 만들 때 마지막에 이 공법으로 패널라인을 새겼습니다.
원래의 형상이 용접선이기 때문에 +라인으로 넣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 공법이 아닌, 축소카피 공법만으로도
자동차 문, 유리창 같은 선이 굵어도 상관없는 부분은 음각으로도 나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행기 패널라인 같은 가늘고 샤프한 라인입니다.
나로호 동체에 패널라인 넣기 전
패널라인 새겨 넣은 후
곡선 부분, 불규칙한 라인, 점, 볼트머리, 리벳머리, 조종석 계기판, 직물 느낌의 패턴 등
선명하게 나와야 할 형상 조각은 어제 소개했던 팬토그래프 평면 조각기를 사용합니다.
일련번호, 부품번호 같은 문자도 팬토그래프 평면 조각기로 조각을 넣습니다.
이상 궁금해 하시던 올드금형 제작 공법에 대해서 대략 소개해 드렸습니다.
천기누설을 너무 많이 해서 위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마치고 저장하려는데 머릿속에서 타미야 사장님이 부르십니다 "이봐 내 책을 다시 봐~"
그래요? 하고 살펴보니 모든 것을 확인해 주는 자료가 있습니다.
먼저 1/6 석고상을 제작, 석고상을 이용해 분할 제작한 암형(음각 몰드)
이 암형을 뎃켈입체조각기로 1/35로 축소하여 금형에 조각한다. 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 모든 기술의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화폐와 관련이 있습니다.
6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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