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여튼 양사의 관련 런너 모음. 사실 두 회사 모두 세부 액세서리류는 다른 런너에도 조금씩 분산돼 있어서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대표적으로만 모여 있는 런너들을 꼽아서 함께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이제 이 비교리뷰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여기에선 액세서리류와 데칼, 에칭을 살펴볼 예정인데, 여기에서도 아카데미와 트럼페터는 서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조금씩 실수가 보입니다. 이미 제가 한 번 문제를 삼았던 아카데미의 Ar-196은 여기에서 따로 공개하지 않고, 몇몇 작은 디테일 부품들도 그냥 넘어가 버렸습니다. 그냥 큼직큼직한 것들만 대충 비교리뷰했으니 그점 참고하고 읽어 주십시오.

아카데미의 메인 액세서리는 대부분 이 한 런너에 모여 있습니다. 서치라이트, 보트 등...
이제부터 비교에 들어갑니다.

트럼페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같은 런너 2장 안에 주요 액세서리를 대부분 모아 두었습니다. 그래서 아카데미보다는 여분이 조금 더 남는 편입니다.

먼저 서치라이트... 비교할 게 좀 없죠. 하지만 그래도 살펴는 봐야 합니다. 아카데미는 전방을 분할, 트럼페터는 후방을 분할했다는 것을 빼면 별반 차이는 없는 부품 구성방식입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디테일 차이는 매우 심합니다. 해당 서치라이트 사진이야 제가 몇 번인가 올린 적이 있으니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아카데미는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은 반면 트럼페터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있어보이는 데 치중한 나머지 하면 안 되는 것도 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크기나 실루엣은 아카데미가 솔직히 더 낫다는 점에서, 아카가 조금만 더 예쁘게 부품을 파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트럼페터 서치라이트의 클로즈업. 트럼페터는 가대가 조금 많이 낮고, 렌즈의 프레임이 과하게 촘촘하다는 점을 빼면 살려야 할 것은 대부분 살리고 있습니다. 다만 뒷면이 둥근 곡면판 하나로 돼 있는데, 여기에도 가볍게 몰드를 넣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되는 정돕니다. 실제로도 완전 밋밋은 아니라고 알거든요. -_-; 다음은 보트인데... 아카데미도 트럼페터도 둘 다 상당한 문제가 있습니다.

사진으로 확인되는 그라프 슈페에는 대형 모터보트 2척, 중형 모터보트 2~3척, 그리고 포경보트가 4~6척 정도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는 여기에 거의 맞는 숫자를 넣어주고 있는데, 포경보트가 약간 모자랍니다. 현측에 매다는 포경보트 2척이 모자라고, 이를 위한 다빗도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카데미의 보트 구성엔 가벼운 실수가 있습니다. 사진은 대형 모터보트. 좌우 현창을 살리기 위해 선체를 좌우분할했고, 보트 조타실 커버도 별도부품화함으로서 디테일을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다만 탑승공간이 뭉툭하고 너무 높게 잡혀 있어서 - 저 부분이 보트 현측으로 들어가긴 하는데, 적어도 2mm는 더 내려갔어야 햇습니다. - 문제. 기본 방식은 레벨 비스마르크의 것과 같으며, 레벨 비스마르크는 제대로 파 두었습니다. 아카도 제대로 팔 수 있었고 "파려고 한 것은 확실한데 하다 만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부분 생략도 있는데, KA에칭에 그 부분들이 들어 있지만 그리 충분치는 않습니다.

아카데미가 분할한 대형 모터보트 조타실. 전체적인 형태나 윤곽은 좋습니다. 분할했다는 정성도 마음에 들고, 덕분에 조금만 손재주가 있어도 꽤 있어보이는 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에 맞서는 트럼페터의 대형 보트. 상하를 일체로 뽑는 바람에 현창이 모두 생략됐고, 조타실도 일체로 뽑았기 때문에 뒤가 막혀 있습니다. 대신 몰드가 더 또릿또릿하고 아카데미가 생략한 선창 몰드도 있어서 나쁘지는 않습니다. 배의 전반적인 형태가 약간 다르고 수직면의 형태는 꽝이지만 말이죠. -_- 탑승공간은 적어도 아카데미보단 낫지만, 역시 얕습니다. orz

자침 직전에 촬영된 실제 슈페의 대형 모터보트. 론치(Launch)로 분류되더군요. 중간 사이즈 모터보트는 커터Cutter로 분류되는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하여튼 전체적인 형태는 아카가 더 맞고, 트럼페터는 없는 걸 파두거나 더 세밀하게 보이려다가 오히려 형태를 망친 데가 많습니다. 단 아카 키트도 키트에서 현창처럼 파둔 볼록몰드가 실은 캔버스라는 걸 감안하고 칠하지 않으면 자칫 뻥이 될 수 있으니 그점은 주의해야 하죠. 약간만 더 잘 파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잘 파기에는 부품이 작다는 문제도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중간 사이즈 모터보트 3척. 트럼페터에는 아예 들어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캐터펄트 좌우에 거치된 보트가 모두 이 중간 사이즈 모터보트입니다. 최소 2척, 최대 3척. 아카데미는 3척을 넣어주고 있습니다.

대형 론치와 같은 분할방식이죠. 조타실이 조금 수축이 심한 걸 빼면 형태도 위치도 모두 좋습니다. 그러나 탑승공간이 너무 얕게 파인 결점도 똑같습니다. -_-; 사실 두 키트 모두 저 부분이 저렇게 나온 이유는 선체의 좌우 접착 핀홀 때문입니다. 핀홀이 너무 두꺼운 나머지 상판의 뒷부분을 충분히 아래로 밀어넣기 어려운 거죠. 하지만 사실 해결책은 있는게, KA에서 별매로 넣은 부품을 키트에 인젝션으로 대충 넣어주기만 했어도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그 핀홀 윗부분은 깨끗하게 덮여 버리고 실제로도 꽉 막혀 있든요. 그냥 상판을 조금 짧게 만들고 대신 아래로 좀 더 깊이 들어가도록 만들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건 이 중간 사이즈 보트에서도 마찬가지. 여차하면 그냥 위에 캔버스를 씌워버리는 - 실제로 이 보트는 슈페에서는 그렇게 운용되는 사진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는데... 좀 아쉽달까요. 그래도 트럼페터는 아예 넣어주지 않은 보트니까 아카에게 섭섭할 건 별로 없습니다. 트럼페터가 욕을 좀 먹어야죠.

아카의 포경보트. ... 형태는 좋은데 내부가 좀 심하게 얕고, 덤으로 수정하기 좀 까다로운 위치에 난 밀핀자국이 신경쓰입니다. 보트 위에 또 보트를 얹게 처리된 배들이 있어서 그나마 좀 낫지만, 맨 위에 올라오는 포경보트들은 저게 다 보일 테니 조금 그렇죠. 그래도 못쓸 수준은 아닙니다.

트럼페터의 포경보트. 다빗에 물리는 배들에는 핀홀이 뚫려 있고, 그렇지 않은 배는 핀홀이 없죠. 있는 쪽이든 없는 쪽이든 아카보다 디테일은 더 좋습니다. 형태도 나쁘지 않고요. 사실 좀 엽기적인 인간이면 여기에 현측 목재의 겹침 처리도 몰드로 새겨달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뒤집어놓은 보트가 있다면 몰라도 없다면 그건 삽질이죠, 삽질. -_-; 슈페에는 그렇게 보관되는 보트가 없습니다.

아카에는 없는, 트럼페터의 포경보트 다빗. 슈페는 이 다빗을 좌우 2번 부포와 3번 부포 사이에 설치하고 있고, 여기에 항상 포경보트가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카는 아예 이게 생략되고 그 자리에 양묘기 몰드가 있어서 사람을 좀 뒤집어지게 했는데, 트럼페터는 조금 간략한 형태긴 해도 재현을 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좀 받아도 될 것 같습니다.

보트와 수상기 크레인... 사진이 심하게 흔들리긴 했는데, 아카는 아주 잘 나왔고 트럼페터는 두루뭉실. 보통은 서로 반대 패턴이었는데 여긴 아카가 아주 잘 나왔습니다. 대신 크레인 기부는 아카가 트럼페터보다 분할도 열심히 했지만 디테일에서 조금 밀리게 나옵니다.

아카의 크레인. 부품을 좌우분할하지 않고 통짜로 뽑은 대신 기둥을 분할했습니다. 그래서 측면 몰드가 두루뭉실하죠. 뭐, 못 봐줄 수준도 아니거니와 어차피 잘 안 보이는 부분이니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트럼페터는 기둥을 포함한 상태에서 좌우분할. 덕분에 위에서 보면 아카 쪽 형태가 더 좋고, 측면에서 보면 트럼페터가 더 복잡하게 디테일해보이게 됐습니다. 실제 형태는 아카쪽이 맞는 것 같더군요. 다만 디테일이 좀 부족하니만치 있어보이고 싶으면 적당히 가공해주면 됩니다. 이것에서는 아카가 훨씬 유리합니다. 다음은 마스트인데... 아카는 마스트의 높이가 완전히 틀렸음을 전에 함선게시판에서 언급해 두었죠. 그렇다면 트럼페터는 어떨까...를 봅시다.

트럼페터는 1번 마스트를 2개로 분할한 아카데미와는 달리 1개 통짜로 뽑았습니다. 전체적인 형태는 트럼페터가 더 정확한 편입니다만... 가로활대가 생략되는 어이없는 실수가 있습니다. 높이 낮은 것보다야 수정하기 쉽다지만, 이렇게 예쁘게 뽑아놓고 그래버리면 좀 황당하죠. 아카가 완전 생략한 함교 활대 3개는 모두 살려놓았으면서 이런 걸 생략하다니. 하여튼 1번 마스트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 2번 마스트는?

... 아카데미랑 마찬가지로 낮게 -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 잡혔고 가로활대가 하나뿐입니다. 2개인데. orz 즉 트럼페터도 마스트는 아카데미 못잖은 삽질을 연속으로 해 두었습니다. 다만 저기에 연돌과 연결되는 보강용 지지대 부품이 있다는 점에서 아카보다 좀 열심히 한 티는 납니다.

V자형으로 생긴 부품 2개 중 아래쪽의 좀 더 긴 게 연돌의 보강부입니다. 짧은 건 함미 깃대의 보강부죠. 아카도 이 부분은 살리고 있습니다만... 굵기에서 트럼페터가 더 낫습니다. 아카는 샤프하게 뽑아야 할 것들을 샤프하게 뽑지 않거나 못한 경향이 큰데, 이에 대해서는 금형기술 문제가 아니라 생산여건상 문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이 문제는 업계 사람이 아닌 한 확실히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고...

아카의 함수와 함미 깃대. 좀 심하게 굵죠. 함수 깃대는 전에 사진으로 설명했듯 위치가 틀려 있기까지 해서 이대로 쓰긴 어렵지만, 형태는 정확합니다. 너무 굵다는 것만 빼면. 함미 깃대야 뭐...

깃대의 보강 지지대. 역시 좀 굵습니다. -_-; 사실 강도 문제를 생각하면 더 가늘게 뽑는 것도 난처했을 겁니다. 안 그래도 잘 부러지는 게 깃대 부분이니, 라이트 유저들을 생각하면 굵더라도 튼튼한 걸 넣어주는 게 낫겠죠. 문제는 저것들이 너무 굵은데다 들어가는 각도가 있다보니 원래 핀홀에 잘 안 맞는 일이 있다는 건데, 그건 뭐 알아서 살짝 가공해주면 끝날 일입니다.

트럼페터의 함미 깃대. 페어리더가 묘사돼 있고 굵기도 가늘다는 점에서 아카보단 잘 나왔지만, 역시 강도가 조금 우려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생략된 부분이 많고 형태도 조금 미묘하게 잘못돼 있어서, 아카보다 낫다고 하기도 좀 뭐합니다. 어차피 둘 다 제대로 하고 싶다면 런너 늘인 것이나 플라로드, 황동선 등으로 자작하는 게 제일 속편합니다. 그리고 트럼페터는 아예 함수 깃대를 생략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_- 즉, 헐에 붙는 부분은 악세사리 하나하나까지 다 아카에 프로포션에서 밀리고 디테일에서만 이기는 겁니다. 이러기도 참 어려울 텐데. orz

트럼페터의 Ar-196. 최근에 6기 세트로 별매된 - 국내엔 아직 입하되지 않은 - Ar-196 런너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전부 투명부품으로 사출돼 있어서 가공이 아주 골때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아카데미 것보다 디테일은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몰드에 캐노피가 별도부품으로 돼 있죠. 플로트 다리도 인젝션치곤 샤프한 편이고... 하지만 생략된 게 없지 않아서 제대로 하고 싶다면 후가공은 필수입니다. 특이한 건 날개를 접은 것을 묘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 플로트 다리도 한 번 접히는데, 이를 위한 별도부품도 들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로 인젝션 부품에 대한 비교는 끝내고... 이제는 데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오른쪽이 아카, 왼쪽이 트럼페터. 데칼은 아카가 더 충분히 많은 깃발을 넣어주고 있고 - 쓰기는 까다롭겠지만 - , 트럼페터는 전투깃발(십자가가 포함된 하켄크로이츠기)만 있고 독일해군기(크릭스마리네 잭, 하켄크로이츠만 덜렁 있는 깃발)가 생략돼 있다는 점이 문제. 대신 아카보다 하켄크로이츠를 훨씬 잘 분할해서 적어도 작업이 조금은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카에서 데칼로 처리한 독수리, 트럼페터도 처음엔 데칼로 처리할 생각이었는지 데칼로 들어 있습니다만, 색깔은 예쁜데 형태는 뭔 참새처럼 생겨서 쓰기 참 뭐시기합니다. -_-;;;;;;;;;;;;;;;; 게다가 무광색 위에 저런 데칼 올리면 색도 죽기 십상이니 어차피 있으나마나가 아닐까 싶네요.

트럼페터 데칼의 근접샷. 아카는 하나만 넣어준 함수 문장이 2종이고, 둘 다 색상이 아카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답은 아카고, 다만 트럼페터에 따로 들어가 있는 문장은 실제로 쓰인 적이 있는 문장이니 완패는 아닙니다. -_- 독수리는... 참 두루뭉실. 있으나마나죠. 문제는 함재기의 일련번호인데, 아카와 다릅니다. 이 부분은 아카가 승리한 게, 적어도 대서양에서 전시에 촬영된 Ar-196의 사진 중에는 아카에 포함된 기체번호가 확실히 있습니다만 트럼페터의 넘버링은 실제 슈페의 Ar-196에선 보이지 않는 넘버링이기 때문입니다. -_- 아무래도 he60 수상기 쓰던 시절 게 아닌가 싶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여기에 아카는 국적마크나 하켄크로이츠도 Ar-196에 필요한 걸 모두 넣어줬지만 트럼페터는 넣지 않은 게 많다는 점에서도 마이너스. 하여튼 데칼은 독수리까지도 아카가 승리.

그러나, 독수리는 이렇게 에칭으로 별도부품화함으로서 성의를 보였습니다. 아마도 데칼은 이 에칭을 쓰기 까다로운 사람들을 위해 남겨둔 것 같네요. 어쨌든 하켄크로이츠는 ▦형태로 대강 묘사해서, 붙이면 하켄크로이츠로 보이지만 붙이지 않으면 하켄크로이츠같지 않은 별도부품으로 처리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독수리 형태는 조금 틀리긴 했지만 못쓸 정도는 아닙니다. 볼륨감은 없지만 데칼보다는 조금 낫겠죠. -_-;;; 아무래도 아카데미 슈페 발매 소식에 일시적으로 발매를 당겼다가 다시 늦추는 과정에서 이 에칭이 추가된 것 같은데 확실한 건 아닙니다.

난간. 트럼페터는 이 난간 에칭을 2장 넣어주고 있고, 이것은 선체에 쓰면 딱 맞는 양입니다. 즉 구조물 난간은 어차피 없고, 선체 난간만 있는 거죠. 형태는 나쁘진 않지만 별매 퀄리티는 아닙니다. 한 10년 전만 해도 저 정도면 별매 퀄리티였겠지만 요즘 에칭들이 워낙 잘 나오니... 없는 것보단 낫죠. 레이더는 에칭에 포함돼 있지 않은데, 인젝션 부품의 몰드를 서로 비교하기엔 제 카메라의 접사성능이 너무 개판이라 찍지 않았지만 샤프함에서 아카데미의 완승입니다. 아주 압도적인 승리라서, 사실 아카 레이더는 마운트만 적당히 창살형으로 꾸밀 수 있다면 인젝션을 색칠로 부각시키는 게 어지간한 에칭보다 나을 수도 있는 레벨입니다. 그에 비해 트럼페터는 1/700 인젝션 레이더를 뻥튀기한 것 같은 수준이랄까... 에칭을 넣어줬다면 좀 나았겠지만 보시다시피 넣지 않았으니 결국 논외인 거지요.

스탠드. 아카는 페리 때부터 쓰고 있는 스탠드에 명판만 바꿨고, 트럼페터도 공용 스탠드 부품에 배 명판만 따로 판 것 같습니다. 트럼페터의 경우 배 명판을 아예 다른 봉투에 넣고 스탠드는 따로 포장해 뒀지요. 아카는 코어금형으로 저 부분만 바꾸는 식 같고요. 하여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카 스탠드 쪽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튼실함은 트럼페터가 좀 낫고, 특별한 가공 없이 배를 얹을 수 있다는 점에선 트럼페터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카 스타일의 스탠드는 예비를 갖고 있다면 아카 배의 헐을 칠할 때 잡을 수 있는 좋은 손잡이가 되기 때문에 아카 쪽을 더 좋아합니다. (파핫)

아카의 설명서와 색칠 가이드야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 트럼페터 것만 보겠습니다. 트럼페터의 설명서는 이렇게 책자 형식으로 돼 있습니다.

설명서의 그림은 이 정도. 아카와 우열을 가릴 정도는 아닙니다. 양사 모두 설명서는 일본 제품에 준하는 깔끔함과 세밀함을 자랑하니 그냥 넘어가도 되겠죠. 레벨의 설명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사실 배를 제대로 손댈 정도의 사람이라면 세밀한 설명서 자체가 꽤 무의미한 경우가 많으니 어차피 중요한 문제도 아닙니다. 다만 트럼페터 설명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일부 미리 조립해 둬야 하는 부품을 너무 앞쪽에 몰아두는 바람에 나중에 조립할 때 잃어버리기 쉽게 했고, 그 부품이 언제 어디서 쓰이는지 표시를 제대로 해 두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완전한 초보에게는 상당히 골때리는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카 설명서도 잘못된 부분이 없는 건 아닌데, 그런 무배려는 없었죠... -_-;

재밌는 건 이렇게 헐의 결합을 최종단계에서 하게 돼 있다는 겁니다. 보통은 조립하면서 칠하는 게 함선모형이니 이렇게 하다간 상하가 잘 맞지 않는 트럼페터 헐의 특성상 조금 골때리지 않을까 싶은데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설명서를 짰는지 좀 갸웃합니다. 어차피 헐은 미리 조립해 두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 텐데. ... 뭐 트럼페터의 개성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죠.

트럼페터의 색칠 가이드는 컬러입니다. 색상 지정도 친절해서 군제 락카/수성하비컬러, 바예호 아크릴, 모델마스터 에나멜, 타미야 에나멜, 험브롤 에나멜 색지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카는 바예호 아크릴과 타미야 에나멜이 없고, 대신 국내에선 전혀 구할 수 없지만 미주에선 흔한 회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카처럼 100% 일치하는 색이 없는 건 비워둔 것도 똑같고, 기본적으로 군제 락카/수성하비컬러가 기본인 것도 아카와 똑같습니다. 다만 아카는 그 다음의 메인 컬러로 미주에서 보편적인 물건인 모델마스터 아크릴을 넣어둔 데 반해, 트럼페터는 바예호 아크릴과 타미야 에나멜이 메인입니다. 서로 노리는 시장이 다르다는 반증이겠죠. 그리고 비는 색은 아카가 트럼페터보다 적은데, 이는 아카가 적당히 비슷한 색을 선택하도록 색지정을 만든 결과라고 보입니다. 색칠 가이드를 흑백으로 만든 이상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좀 곤란했겠죠. 그리고 트럼페터는 보시는 개전 전 사양 가이드와 함께 뒷면에 라플라타 해전 시점의 색칠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카는 개전 전 투톤 그레이만, 단색으로 혼동해서 기재한 것과는 다른데 이점에선 트럼페터가 조금 낫습니다. 그러나 트럼페터도 투톤 그레이는 묘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데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아예 몰랐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함체색으로 쓰는 그레이에 흰색을 섞어서 수퍼스트럭처에 칠하라는 지시는 했는데, 정작 헐은 무슨 색이 바탕인지 언급이 없더군요. 제 생각엔 표시 하나가 빠진 것 같은데, 어쩌면 투톤 그레이 자체를 몰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으로 Part 4도 끝났습니다. 거의 1주일 넘게 계속된 리뷰도 이것으로 끝이고... 사실 너무 지엽적으로 데스매치를 벌였다는 것에서도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이고, 함선모형은 그런 디테일은 부차적이고 실제로는 느낌이라는 것도 묻혀버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총평은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전제를 달아 총평을 쓰자면... 아카데미는 우직한 유럽 모형회사의 키트에 일본 스타일의 조립성이 추가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프로포션은 최대한 잘 재현하지만 디테일은 적당히 타협, 여기에 유럽 모형회사 특유의 낮은 조립성이 일본 스타일로 보강되는 정도? 설명서도 일본식이고요. 개인적으로 함선은 프로포션이 제일 중요하고 디테일도 좋으면 더 좋다는 주의라, 지금처럼 디테일 비교 리뷰를 진행한다 해도 기본적으로는 디테일보다는 프로포션 중시고, 그래서 아카데미가 트럼페터보다 여러가지로 낫다는 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전반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거나 하지 못한 부분, 하려고 해 놓고 서둘러 내느라 제대로 마무리짓지 않고 내놓은 부분이 많았다는 점에서 심한 감점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트럼페터의 설레발에 놀라 서둘러 낸 결과가 이렇다는 것에도 슬프고, 한 달 발매일정을 앞당기는 것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아쉬웠달까요. 한 서너 달쯤 전에 미리 시사출을 공개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더라면 - 즉 트럼페터와 비슷한 시점에 시사출이 공개됐더라면 - 이렇게까지 마무리가 부실한 물건이 나오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아주. 트럼페터는 일본 제품을 보는 것 같은 샤프함에 중국 특유의 대충 비슷하게만 묘사하고 만 실루엣 등으로 제게 심각한 감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부품의 디테일은 매우 좋아서 유용의 가치가 있고, 아카데미보다 더 우직하게 실물 형태를 살리려 노력한 부분도 있기에 비난할 마음은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함선모형 경험은 아카데미보다 훨씬 많지만 모형회사로서의 연혁은 아카데미에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트럼페터로서는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겠죠. 아니, 아카데미도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저만한 물건을 뽑아냈다는 건 대단히 칭찬을 받아야 할 일이니까 트럼페터가 잘 했다고 해도 아카데미가 더 열심히 잘 했다는 것은 절대 부정할 수 없을 듯합니다. 하여튼 모델러들 입장에서 아카데미는 만드는 손맛이 있고, 트럼페터는 깨끗한 결과물이 손쉽게 나올 것 같다는 - 조립성이 어떤지는 만들어 봐야 알겠지만 - 점에서 제각각의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가격 문제로 트럼페터가 아카데미에 어느 나라에서건 상대적으로 불리하며, 덤으로 프로포션을 중시하는 입장에선 아카에 손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카데미의 시장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을 듯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아카데미 수준의 감각을 트럼페터가 손에 넣는 시점에서, 아카데미가 지금처럼 우수한 프로포션 외에는 디테일이 부족하거나 대충 넘어간 부분이 여전히 많을 경우, 과연 시장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아카데미가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아카데미도 트럼페터도 국내시장은 전체 모형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고, 해외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두 회사 모두 난처해지기 쉽습니다. 그런 점에서 해외 모델러들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텐데, 트럼페터가 더 발전하고 아카데미가 더 발전이 없다면 그때는 큰일이겠죠. 아카데미의 1/350 함선모형이 O.H.페리 때의 극상 디테일과 우수한 프로포션에서 슈페의 우수한 프로포션과 모자란 디테일로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됐다는 점을 생각할 때, 불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카데미의 부단한 노력과 투자를 바랍니다. 아울러 언젠가는 트럼페터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모형이 나오기를 기대하고요. 적어도 트럼페터가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제보다는 싸고, 해외함선을 잘 만들지 않는 일본 모형계보다는 확실히 다종다양한 함선을 잘 찍어주는 회사가 트럼페터이니만치, 트럼페터의 미래에도 충분히 기대할 부분은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드래곤의 1/350 대형 대전함 시장 진출이 강력한 자극제가 되겠죠... 부디 모두 플러스 방향으로의 효과가 발생하기를 기대하며, 이만 리뷰를 마칩니다. 제게 두 키트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신 유벰투스님, 리뷰란과 함선모형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주신 로마님과 전경일님, 사각님, 이상민님, 구우님, 좋은 충고를 해 주신 배진호님, 이 리뷰를 하는 데 사실상 가장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 주신 김경한님, 그리고 그 외에도 지난 1주일 동안 리뷰를 기다리며 지속적으로 읽어 주신 MMZ 함선모형 모델러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혁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