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스는 1/48 현용기 박스 정도의 크기로 1/32라고하기에는 많이 작습니다. 금장의 스핏파이어 글씨로 인해 꽤나 고급스러워 보입니다만 박스아트가 어디 동네 마실 나가는 분위기인지라 좀 더 박진감이 넘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듭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타미야의 1/32 스케일 비행기 키트 스핏파이어입니다. 팬이 많은 유명한 비행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타미야의 1/32 이니 에어로 모델러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할 터인데요 예고된 많은 빅스케일 비행기의 홍수 속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제일 관심있던 기체인지라 국내 입고되자마자 입수하였습니다. 사실 자국기인 1/32 제로에서 엔지니어링의 극치를 보여준터이라 그 기술 그대로 스핏파이어를 재현해주길 바랬는데 더 나은 부분도 있고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다린 보람이 충분히 있는 킷인 것 같습니다. 러너상태만 봐도 이거 빨리 제작해보고 싶은 의욕이 불끈 솟네요. 이미 하이퍼스케일에 자세한 리뷰가 올라와서 전체적인 구성에 대해서는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한 번 박스 오픈해서 내용물 간략히 리뷰 해보겠습니다. 타미야의 스핏파이어는 Fw-190을 대적하기 위해 개발된 Mk.IX 형인데 동사의 1/72, 1/48에서 재현된 Mk.I이나 Mk.V형이 아닌 것은 의외입니다. 생산대수가 제일 많았던 V형이 표준적일테고 이왕 V형이 아니라면 두툼한 기수라인이 일품인 그뤼폰 엔진의 Mk.XIV형이 차라리 낫지않았나 싶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저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입니다. Mk.XIV형을 아카데미로 많이 접해왔던터라 그 쪽이 더 정감이 가네요.

박스를 열면 러너들 뭉치에 금속부품등이 포함된 별도의 포장 박스가 들어있습니다. 제로 때의 깔끔하면서 정돈된 분위기는 아니네요. 제로나 F-16의 경우 완성품을 보관할 수 있게 내부에 동체 고정 포장이 따로 있었습니다만 그런 구성을 포기하고 일반적인 박스구성으로 갔습니다. 사실 스핏파이어가 큰 기체가 아니므로 트럼펫제 1/32 미해군기 시리즈처럼 박스를 열면 압도적으로 큰 사이즈에 푸짐해보이는 분위기의 러너구성은 아닙니다. 동사 1/32 F-15와 같은 9,800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돈에 비해서는 좀 단촐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러너 수는 꽤나 많습니다만 주익과 플랩 부품을 구성하는 러너 이외에는 모두 작은 사이즈의 러너들입니다.

별도박스 안의 구성물들입니다. 스테인레스 에칭 한 판에 엔진 커버, 랜딩기어 보강용 샤프트, 비스가 있고 특이하게도 엔진 커버를 여닫게 해주는 자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칭은 시트벨트 및 시트, 전방 계기판 등을 구성하는 부품과 플랩 부위에 들어가는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황동에칭이 아니라 꽤나 성형이 잘된 빳빳한 재질의 스테인레스 에칭인데 기본 킷 가격의 주요 상승 요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친절하게도 킷에는 16 페이지에 이르는 컬러 자료집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체 제원 및 형식별 특징 뿐만 아니라 상세한 엔진과 조종석 부분의 사진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부 하세가와나 아카데미에서 보이는 한정판 특전이 아니라 기본 킷에 포함된 형태인데 따로 자료사진을 찾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어서 좋습니다만 이것이 보너스가 아니라 킷 가격에 포함된 것이라고 보면 차라리 좀 수고해서 인터넷으로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콕핏 부분 디테일 사진입니다.

설명서는 언제나 그렇듯 상세합니다. 부품수가 좀 되니 설명서도 36페이지에 이릅니다.

데칼은 일본제 데칼이 그렇듯 살짝 두께감은 있지만 인쇄상태는 흠 잡을데없이 깨끗합니다. 마킹은 사막형 위장 포함 대전 중의 기체 2기와 절단익을 가진 대전 후 기체 1기 총 3기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영국제 비행기라 심심한 마킹은 어쩔수가 없겠네요. 캐노피 마스킹용 필름과 명판에 붙일 메탈 스티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익입니다. 1/32이지만 1/48 어벤져의 주익 사이즈 정도로 느껴집니다. 표준형 / 절단형 주익 두가지 선택 가능합니다.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표면 디테일 입니다. 다양한 사이즈의 리벳 표현이 일품입니다.

동체입니다 역시나 별로 크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동체 리벳도 역시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재현되었습니다.

트럼펫의 1/32 P-47과 크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새삼 P-47이 얼마나 큰 기체인지 느껴집니다.

리벳 디테일은 타미야가 훨씬 정교합니다. 트럼펫은 패널라인이건 동체 실루엣이건 모두 저 먼곳으로 보내고 무수한 구멍 밖에 눈에 안들어오는데 타미야의 리벳은 패널라인 및 동체 실루엣 감상에 방해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콕핏 부품 러너입니다. 역시 또렷하고 샤프한 몰드로 재현 되었습니다. 여기에 에칭부품까지 더해 재현된 콕핏은 무척 사실감 있게 느껴집니다.

전방계기판은 투명부품 + 데칼에 에칭부품까지 더하게 되어있습니다. 전방계기판 눈금조차 없었던 레벨 1/32 Ju 88에 비하면 황송할 정도입니다.

콕핏 측벽의 몰드도 훌륭합니다.

엔진부위는 레진 제품 못지 않은 디테일로 무척이나 자세히 재현되어 있습니다. 파이프라인까지는 모두 재현되어 있지만 배선류는 생략되어 있는데 실기사진을 참고하여 디테일 업 할 수도 있겠지만 작례로 보면 킷 그대로 완성해도 사실감있는 표현이 굉장합니다.

역시 엔진 부위입니다.

랜딩기어는 살짝 아쉬운 부분인데 통짜로 금속으로 재현된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 부품에 얇은 철심을 넣게 되어있습니다. 제로처럼 랜딩기어 수납이 가동식은 아니고 주기상태 및 비행상태의 랜딩기어 두 벌이 들어 있고 나사로 고정하여 서로 간에 교환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비행상태의 재현이 가능하게 킷에는 스탠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종사 인형은 기체에 타고있는 놈과 서있는 놈 모두 두 개가 들어있습니다. 디테일은 좋습니다.

서있는 놈은 포즈가 주머니에 손 하나 넣고 얼굴은 썩소를 날리고 있는 것이 밑에 놈 갈구는 중인가 봅니다.

조종사 인형은 정말로 동네 마실 나가는지 좀 맹한 표정인데 고글을 씌우게 되어 있습니다. 고글은 무려 투명부품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역시 타미야라는 소리가 나올정도로 흠 잡을데 없는 구성입니다. 표면 디테일은 동구권 금형의 레벨 및 중국 금형의 트럼펫 제품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경지에 오른 듯한 느낌이구요. 그동안 내부 완전 재현의 하이테크 프롭기를 제작하고 싶었지만 레진제품 쓰기에는 부담스럽고 동사의 제로기를 만들기에는 좀 찜찜한 느낌이며 줄기차게 뽑아대는 트럼펫 제품들에는 별로 신뢰가 가지 않으셨던 지갑이 풍족하거나 돈은 많이 못 벌어다 줘도 마누라가 두렵지 않은 배짱 두둑한 분들을 위한 제품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저는 후자입니다.) 다만 거의 동일한 구성에 가동장치라던지 여러가지 옵션이 더 좋았던 제로기에 비해 많이 비싸진 가격은 흐른 시간을 생각하더라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10만원대를 처음으로 넘어선 프롭기의 등장은 그 좋은 품질에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요. 자 이제 타미야가 10만원의 벽을 깼으니 트럼펫이 따라하는 것은 시간문제일려나요. 가격이 아니라 품질을 따라해야되는데 말이죠. 아카데미도 1/32 호넷에서 보여주었던 그 환상적인 품질로 빅스케일 프롭기 하나 뽑아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두서없는 가벼운 리뷰입니다만 관심있으신 분들의 사재기 진작 혹은 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모두 즐거운 모형생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