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비화 12부, 타미야 vs 하세가와 비행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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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 22:04:02, 읽음: 707
노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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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90년대 '타미야 vs 하세가와' 의 비행기 혈투편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배경과 과정을 설명드리려면 진짜 '비화'를 써야 하는데
그 이유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것입니다.
이전 비화 시리즈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은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지난 11부에서 소개한 내용에 추가 설명을 드리면 1992~93년 경
일본 타미야 본사에서는 1981년 1/32 F-14A 출시 이후 12년 만에
비행기 시리즈를 재개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89년 1월 쇼와시대가 끝나고 버블경제가 붕괴하는 위기속에서
89년 5월 '타미야 아메리카' 설립과 한국의 프라모델 수입 전면 개방이라는
기회를 맞은 타미야는 금전적 여유도 생겼고 제품 라인업 확대를 노렸습니다.
하세가와, 타미야 중 어느 쪽이 도전으로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 회에서 언급했던 하세가와의 1983년 1/48 F-16A Fighting Falcon 에 이어서
1994년부터 시작된 제로기 시리즈는 타미야의 자존심을 건드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994년 제로기 신금형 Mitsubishi A6M3 Zero Fighter Type 22
하세가와 Zero Fighter 시리즈 100여종(박스, 데칼 갈이) 출시 (1982~2025)
전편에서 말씀드린대로 90년대 초~중반까지 하세가와 1/48 비행기는 
일본 베고의 다나카 사장님과 이성정밀의 협업으로 금형을 제작했습니다.
타미야와 하세가와의 정면대결은 초반에 거세게 일어났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종이 1993~94년 맞대결 했던 스핏파이어 입니다.

1991년부터 1995년 하세가와, 타미야의 1/48 비행기 중복 라인업 입니다.
(자료사진은 각 사 홈페이지 또는 이베이 등에서 가져왔습니다.)
하세가와 홈페이지는 과거 제품 역사에 대한 자료가 없고
현재 발매중인 킷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1991년 Hasegawa P-51D Mustang
1993년 Hasegawa Spitfire Mk. Vb

1993년 Tamiya Spitfire Mk.I

1994년 Tamiya Spitfire Mk. Vb

1994년 Hasegawa Spitfire Mk.Vb 'Trop'

1994년 Tamiya Spitfire Mk. Vb 'Trop'

1995년 Tamiya North American P-51D Mustang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자존심과 라이벌 의식이 작동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후 서로 손해라는 것을 알았는지 이런 정면 대결은 피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이중 1/48 와일드캣이 정말 잘 만들어졌다 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베고 다나카 사장님께 들은 것은
'일본의 어느 대형공장에서 만들었다' 라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1995년 1/48 Tamiya GRUMMAN F4F-4 WILDCAT

유추해보면 트라이마스터 장인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1/32 F-15E 금형을 제작한 공장도 이곳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타미야 스핏파이어의 경우 어느 공장이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금형공장이 일본이었는지 한국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994년부터 (제가 알기로는) 타미야 금형의 한국 하청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이성정밀에 대성사 안ㅇㅇ회장님이 직접 오셨었는데 벤츠 S클래스를 타고 오셨습니다.
저는 당시 '타미야 제품 수입판매로 돈을 많이 버시는가'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직접 오신 이유는 지난 11화에 소개한 1/32 F-4C/D(1995년 11월 출시) 금형 제작 때문이었습니다.

타미야가 1/32 F-4C/D 금형을
대성사(현 한국타미야)에게 맡겨 한국에서 금형제작 진행을 하게 한 이유는
첫째 무역수지 밸런스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수입개방 조치 이후 대성사는 그 동안의 한을 풀 듯 대량의 물량을 수입했고
한국의 소비자들도 역시 한을 풀 듯 구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입액에 상응하는 수출을 하라는 것은 어느 나라 정부나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이 문제도 해결할 필요가 있었고 금형 하청을 고려한 일본 타미야 본사에서는
한국의 금형제작 역량 테스트를 진행해 본 모양입니다.

타미야 본사로서는 늘어가는 수출 대비 일정 금액의 수입을 하는 모양새가 필요했고
이 기회에 실력이 검증된 한국의 금형업체에 (일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앞으로의 외주 금형 제작을 맡기려는 의도도 있었을 겁니다.

이성정밀은 경쟁사인 하세가와의 금형을 제작하고 있었기에
(타미야급의 금형을 맡을 1급 기술자 인적자원 여유도 없었고)
1/32 F-4C/D 금형 일부 제작 이후 타미야 본사 차원에서 배제되었을 것입니다.
지난회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마이너스 몰드 마스터와 베릴륨동 단조 기술에 대해서는 타미야도 한국을 인정하는 상황이었으므로 1급 기술자들을 섭외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1996년 출시 Accurate Miniatures 1/48 TBM-3 Avenger
에이스에서 금형 제작 (금형 제작자들은 이후 모두 독립)

1997년 출시 Accurate Miniatures 1/48 SBD-2 Dauntless
세ㅇ정밀에서 금형 제작 어벤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짐.

1997년 출시 Accurate Miniatures 1/48 IL-2 Stormovik
새ㅇㅇ정밀에서 금형 제작 어벤저에 비해 품질이 많이 떨어짐.

프라모델은 '메이커'가 아닌 '누가 설계하고 금형을 만들었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마침 아카데미 탑3 출신 기술자 분들이 에이스에 있었고 독립한 분도 있었는데
그 중 김ㅇㅇ 사장님의 '삼성정밀' 공장에 타미야 금형 의뢰가 들어갔습니다.
아카데미 탑3 출신 금형 기술자 분들이 에이스에서 제작한 
어큐리트미니어처 어벤저 금형을 타미야가 인수할 의향을 보였으나
금형을 소유하고 있었던 에이스와의 협상이 결렬되어 무산되었습니다.

이 금형의 제작에 참여하고 에이스에서 독립한 김ㅇㅇ 사장님에게
일본 타미야에서 금형제작을 우선 배정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금형제작 현장을 본 것은 1995년 MiG-15 bis 였습니다.
그 이전에도 타미야 1/48 비행기 금형의 한국 하청 제작이 있었는지는
직접 보고들은 적이 없어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습니다.
 
1996년 1월에 출시한 MiG 15 bis 이전의 타미야의 1/48 비행기 시리즈는

1993년 11월 Supermarine Spitfire Mk. Vb Mk.I
1994년 01월 Supermarine Spitfire Mk. Vb Mk.Vb
1994년 03월 Grumman F4F-4 Wildcat
1994년 05월 Supermarine Spitfire Mk.Vb TROP
1995년 04월 North American P-51D Mustang 8th AF
1995년 12월 North American P-51B Mustang
이중 스핏파이어와 와일드캣은 일본 제작으로 생각되고 머스탱의 여부는 모릅니다 .
이후 문제가 있었는데 타미야 대행업체인 대성사 담당자의
과도한 리베이트 요구가 있어서 힘들어 하시기도 했습니다.
저한테 직접적으로 하소연 하시기도 하셨죠.
(외국 모형업체 와 한국 금형업체를 연결해주는 대행업체의 심각했던 비리와
모형업계의 '파멸적 결말'에 대해서 다음에 자세하게 쓰겠습니다.)
그리하여 90년대 중반 '하세가와 vs 타미야' 의 비행기 대결은
한국의 금형 공장들끼리 벌인 경쟁 무대가 되었습니다.
충돌의 시작이었던 스핏파이어와 머스탱의 경우
제가 보기에는 약간의 타미야 우세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후 이에 관련된 금형공장을 모두 방문했었던 적이 있고
몇몇 금형제작 현장을 제가 직접 보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 저는 프라모델에 관심을 잃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벌어지는 폐해입니다.
금형공장들 돌아다니면서 그냥 '이런 제품이 나오는구나' 하는 정도였었습니다.
1/48 시리즈는 더욱 관심이 없었고. 제 마음에 드는 프라모델이 없었습니다.
2001년 출시 1/48 AH-64D Apache Longbow
동체 파트와 부품 파트의 품질이 너무나 차이가 나서 각각 다른 공장에서 금형을 제작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무리 기술자 간의 실력 차이가 난다 해도 한 공장에서 이 아파치 처럼 부품 품질이 극과 극의 차이가 날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하세가와가 맛이 가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직접 본 하세가와 금형은 2008년 경
비아정밀(유ㅇㅇ 사장님)에서 제작 중이던 1/48 F-22 Raptor 였습니다.

제가 모든 금형공장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했던 것은 아니었고
발주업체와 금형업체 사이의 비밀유지, 보안문제도 있어서
모든 것을 물어볼 수도 없었고 모든 사정을 아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모형업계와 금형업계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어떤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진행이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추측은 할 수 있었고
사출 부품만 보면 어느공장에서 누가 만들었는지 대략 알 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궁금해 하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프라모델 사출물만 보면 설계는 어떻게 했고 점수는 몇 점을 줄지,
금형은 어떤 공정으로 어느 정도의 품질과 완성도로 만들어졌는지, 
사출재료는 무엇이고 배합비, 사출조건은 어땠는지 이러한 
모든 제작 과정이 마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듯이 보입니다.
그래서 품질 평가 기준도 다릅니다.
다음 이야기는 1980년 타미야 제품의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된 비화 입니다.

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타미야로서는
갑작스런 탄압의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새로 들어선 신군부 정부는 과거청산이라는 명목으로
대성사를 탄압했고 사장님을 구속까지 했습니다.
정치권의 흔한 관행으로 들여다보면
부정축재 명분으로 상납을 요구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완구류 전면 수입금지조치 이후 타미야는
일본에 이어 2위였던 한국시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후 미군부대 PX를 통한 국내 유통과 '보따리상들의 전성시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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